[인터뷰] "80세가 기다려져요" 배우 박정자의 연기 인생

SBS 뉴스

작성 2020.01.14 16:00 수정 2020.01.14 16:44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박정자 연극배우
--------------------------------------------

● 80세가 기다려진다는 배우 박정자의 연기인생

▷ 주영진/앵커: 저도 텔레비전이나 스크린에서만 뵀던 분을 이렇게 가까이서 뵙게 되니까 조금 긴장되고 그렇습니다. 영원한 현역, 이 표현이 참 딱 맞는 분 아닐까 싶습니다. 60년 넘게 연극 무대에 서고 계신 배우 박정자 선생님 이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정자/연극배우: 아직 60년 안 넘었어요.
 
▷ 주영진/앵커: 정확하게 몇 년 되셨습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한, 그냥 숫자죠. 뭐 한 58년 됐나.
 
▷ 주영진/앵커: 58년 정도?
 
▶ 박정자/연극배우: 네.
 
▷ 주영진/앵커: 그러면 한 1960년대 초반 그때부터 시작을 하셨겠군요.
 
▶ 박정자/연극배우: 네, 대학생 시절부터.
 
▷ 주영진/앵커: 대학생 시절. 기억나십니까, 첫 작품?
 
▶ 박정자/연극배우: 그럼요.
 
▷ 주영진/앵커: 어떤 작품이었습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페드라였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 작품에서 어떤 배역을 하셨어요?
 
▶ 박정자/연극배우: 저는 페드라 왕비의 시녀였죠.
 
▷ 주영진/앵커: 왕비의 시녀였으면.
 
▶ 박정자/연극배우: 저는 왕비를 하고 싶었지만 그 배역은 저한테 돌아오지 않았죠.
 
▷ 주영진/앵커: 그러면 많은 배우들의 시작은 그렇게 미미한 역할이지 않았겠습니까? 누구나 처음부터 주역을 할 수는 없잖아요.
 
▶ 박정자/연극배우: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 과정에서 꿈을 꺾는 경우가 있을 거 아닙니까? 왜 나는 주요한 배역을 맡지 못할까, 나는 재능이 없는 걸까?
 
▶ 박정자/연극배우: 그건 뭐 본인의 여러 가지 조건, 여건 뭐 이런 게 있겠지만 저는 제 스스로 이렇게 생각해 보면 자신이 좀 아주 미련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견합니다. 그 모든 시간들을 다 견디고 버텨와서 어찌 보면 저는 지금 가장 전성기가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지금이 전성기다.
 
▶ 박정자/연극배우: 네, 삶의 절정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죠.
박정자 배우 뉴스브리핑 출연▷ 주영진/앵커: 배우로서는 지금이 전성기고 내 삶에 있어서도 지금이 절정이다?
 
▶ 박정자/연극배우: 네. 그러니까 오늘 이렇게 좋은 시간에 초대받아서 이 스튜디오에 나와 있지 않습니까?
 
▷ 주영진/앵커: 선생님의 그 말씀은 우리 시청자 분께서 좀 가슴에 담아두실 만한 말씀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 박정자/연극배우: 고맙습니다.
 
▷ 주영진/앵커: 지금이 전성기고 지금이 절정기다. 58년이라고 정확하게 표현을 해 주셨습니다만 그 58년 배우 인생. 아마 이 질문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처음 시작하셨을 때도 이렇게 오래하실 거라고 생각을 하셨을까요?
 
▶ 박정자/연극배우: 아닙니다.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죠. 그리고 결국은 연극이라는 글쎄, 순수하면 순수한 예술이라고 할까. 그게 저를 오늘 이 시간까지 끌고 왔고요. 또 거기에서 절대로 연극은 저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노력한 만큼 살아온 시간만큼.
 
▷ 주영진/앵커: 그런데 지금도 많은 또 배우 분들이 연극만 해서는 먹고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58년 전에 연극을 하셨을 때와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그리고 여전한 게 있다면. 어떻습니까, 선생님?
 
▶ 박정자/연극배우: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 그렇지만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까. 인생은 그냥 그 항상 반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달라진 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뀐 것뿐이지 사람들의 마음 또 연극을 대하는 마음 또 연극을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똑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날로그입니다.
 
▷ 주영진/앵커: 아날로그요?
 
▶ 박정자/연극배우: 네.
 
▷ 주영진/앵커: 그러면 58년 동안 무대에 계속 설 수 있었던 연극이 주는 매력, 분명히 재미가 있고 보람이 있고 뭔가가 있기 때문에 계속 연극을 하셨을 것 같은데 뭡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그거는 제가 숨 쉬는 것하고 똑같아요, 호흡하는 것. 아마 연극이 없었다면 저는 산소가 없어서 그냥 호흡곤란증으로 죽었을지도 모르죠. 늘 관객이 있었고 또 관객이 가장 어려울 때, 힘들 때 이렇게 용기를 잃지 않도록 부추겨주었고 그리고 텔레비전이나 영화하고 달라서 연극은 라이브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관객들하고 만날 때 내가 정말로 살아 있는 그 시간에 그리고 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얘기할 수가 있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이제 58년이 됐고 60년이 가까워지고 있는데요. 그러면 이것을 기념할 만한 뭐 박정자 선생님 개인적으로도 기념할 만한 일이고 우리 연극계 차원에서도 아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텐데 그러한 공연이나 또 새로운 연극. 이런 것들 좀 준비하고 계시거나 현재 혹시 공연 중이신지요?
 
▶ 박정자/연극배우: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건 2월 6일부터 한 열흘 동안 공연하는 건데 노래처럼 말해 줘. 노래가 먼저일까 연극이 먼저일까. 하여튼 극 중에 제가 그동안에 했던 공연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연극배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런 공연입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참 쉽지 않죠. 어떤 배역을 맡아서 하는 것보다 연극배우라는 배역을 내가 직접 나의 삶을 관객들한테 이야기해야 하는 그 순간이기 때문에 몹시 부담스럽고 그리고 관객들이 그 배우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줄는지 굉장히 그런 설렘도 있으면서 또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러나 지금쯤 아마 제가 이 공연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습니다. 역시 삶의 절정에 있기 때문에 제가 그런 용기를 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 주영진/앵커: 노래처럼 말해 줘는 그러면 예전에 이미 공연이 됐던 작품인가요?
박정자 배우 뉴스브리핑 출연▶ 박정자/연극배우: 아닙니다.
 
▷ 주영진/앵커: 이번에 초연되는 작품입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초연입니다.
 
▷ 주영진/앵커: 또 선생님을 위해서 희곡이나 이런 것들이 다 마련이 되고 그러면 1인극입니까 아니면 여러 분이 합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당연히 1인극입니다.
 
▷ 주영진/앵커: 1인극으로.
 
▶ 박정자/연극배우: 무대 위에는 저하고 피아니스트 딱 두 사람만 나옵니다. 궁금하지 않으세요?
 
▷ 주영진/앵커: 노래처럼 말해 줘면 노래도 하십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당연하죠.
 
▷ 주영진/앵커: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그런 노래들 하십니까? 아니면 창작곡을 하시는 겁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그런 노래도 있고요. 또 창작곡은 아니지만 제가 극중에서 불렀던 노래들을 연극과 같이 이렇게 묶어서 노래합니다. 춤도 추죠.
 
▷ 주영진/앵커: 뮤지컬 혹시 예전에 하셨습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그럼요. 뮤지컬 여러 번 했고 최근에 한 건 빌리 엘리어트. 아주 감동적인 작품이었고 저는 거기서 12살 빌리의 할머니였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연극과 뮤지컬,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이런 모든 부분들은 연기라고 하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배우들은 지금 각 분야에서 모든 분야에서 다 활동하는 배우도 있지 않습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그럼요, 네. 그 친구들은 모두가 능력이 많아서. 그런데 저는 제가 텔레비전을 못하기 때문에 안 하는 겁니다. 아유, 다 천재들이 하는 것 같아요.
 
▷ 주영진/앵커: 또 많은 분들이 영화, 영화는 그래도 꽤 하셨을 것 같은데요.
 
▶ 박정자/연극배우: 아마 영화가 없었다면 그냥 제가 배우로서가 아니라 없었다면 인생이 참 너무 삭막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고요. 영화나 연극 참 많은 위로를 저희들이 받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우리 박정자 선생님이 친하게 지내셨던 동료 배우가 있다면 어떤 분들이 있습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저희가 손숙 씨 또 윤석화 씨. 늘 같이 허물없이 지내고 있는 사이입니다.
 
▷ 주영진/앵커: 저도 익히 다 들어서 그 이름을 알고 있는 손숙 씨, 윤석화 씨.
박정자 배우 뉴스브리핑 출연▶ 박정자/연극배우: 무서운 사람들이에요, 저한테.
 
▷ 주영진/앵커: 신의 아그네스. 저는 또 그 생각이 딱 떠오르네요, 윤석화 씨 하니까. 손숙 씨 예전에 장관도 좀 잠깐 하셨는데 말이죠. 우리 손숙 선생님께서 이 박정자 선생님에 대해서 이 배우는 도대체 어떤 배우인지 이야기하는 것을 저희가 좀 여러분께 소개를 좀 해드리겠습니다. 좀 쑥스러우시겠지만 같이 한번 들어볼까요?
 
▶ 박정자/연극배우: 네, 그런데요.
 
▷ 주영진/앵커: 이 기준에 의하면 죄송합니다. 저는 좀 좋지 않은 사람. 최근에 연극을 별로 보지를 못했는데.
 
▶ 박정자/연극배우: 좋지 않은 사람 정도가 아니라 저는 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 주영진/앵커: 지금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적과 같이 자리하고 계시는 겁니까? 반성을 좀 하겠습니다. 연극을 꼭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 손숙 선생님의 저 말씀이 얼마나 두 분이 친하신지 그리고 한 길을 그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 길을 지켜 오신 데 대한 그래서 전우라는 표현도 쓰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좀 듭니다. 되돌아보면 어떻습니까? 포기하고 싶으실 때도 있으셨을 것 같은데.
 
▶ 박정자/연극배우: 아닙니다. 저는 연극이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까지 박정자라는 이름 석 자를 가지고 존재하지 않았을 것 같고요. 그러니까 포기라는 말은 저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떤 때 생각을 하면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다음 생애에 내가 나더라도 나는 연극 배우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선생님은 정말 행복한 분이시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 박정자/연극배우: 네. 연극을 그리고 연극배우를 선택한 건 어떤 뭐 결혼보다도 자식보다도 제가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요즘 많은 분들이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한다든가 그러면 여전히 건강하기 때문에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고 하는데 아마 연극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 박정자/연극배우: 많이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요즘 시니어 모델도 또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 분도 많고요.
 
▶ 박정자/연극배우: 요즘 생활연극이라고 해서 아마추어들이 작품들을 만들어서 경연대회도 하고요. 제가 전국생활연극협회의 잠시 또 일을 좀 보고 있기도 한데 저는 역시 그것이 많은 관객들이, 많은 사람들이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주영진/앵커: 연극배우들이 모두 박정자 선생님처럼 될 수는 없잖아요. 이렇게 오랫동안 연기하기도 쉽지 않고 또 이렇게 많은 평가를 받기도 쉽지가 않은데 그래도 박정자 선생님은 아마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 헌신과 노력, 눈물, 땀, 열정 이런 걸 통해서 오늘의 자리까지 오셨으리라고 감히 짐작을 해봅니다만 시청자 분들에게 연극이란 또 배우 박정자란 어떤 존재이고 어떠한 생각을 갖고 살고 있는지 오늘 이렇게 나오셨으니까 짧게 한번 말씀해 주시죠, 마무리 인사말로.
 
▶ 박정자/연극배우: 연극배우 오늘 이런 방송을 보시는 많은 시청자들. 또 누구라도 다 똑같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다 똑같고요. 제가 누구보다 더 특별하지 않고 다만 연극이라는 이 삶 속에 제가 다른 사람보다 좀 깊이 들어와서 여러 인물들, 작품을 만나고 여러 인물들을 연기하면서 제가 조금 더 성숙해 나가고 그러면서 관객들한테 감동을 주는. 그런데 가장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감동입니다. 그래서 아마 이 노래처럼 말해 줘 여기에서 제가 시시때때로 얘기하는 건데 관객하고 만날 때 그 감동. 그것이 가장 제가 우선하는 그런 저의 마음입니다.
 
▷ 주영진/앵커: 관객하고 만날 때의 감동. 늘 새로운 분들 그래서 늘 새로운 감동을 느끼실 것 같다는 생각도 좀 듭니다. 오늘 박정자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노래를 한번 여러분과 함께 듣도록 하겠습니다. 한번 들어볼까요.
 
▶ 박정자/연극배우: Send in the Clown. 지금 Frank Sinatra가 부르고 있나요?
 
▷ 주영진/앵커: Frank Sinatra 하면 보통 많은 분들이 마이웨이를 기억하는데 Send in the Clown. 이 노래를 혹시 기억하시고 마음에 두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박정자/연극배우: 이 노래는 정말로 많은 가수들이 불렀어요. 그런데 이 곡이 워낙 제 마음에 이렇게 왔고 사실은 제가 노래처럼 말해 줘의 맨 마지막의 피날레에 이 노래를 부릅니다.
 
▷ 주영진/앵커: Send in the Clown. 박정자 선생님의 연극 다음 달에 상영이 되는데, 그때 공연이 되는데 가시면 이 노래를 들으실 수가 있습니다. 오늘 선생님 정말 귀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박정자/연극배우: 고맙습니다.
 
▷ 주영진/앵커: 박정자 선생님의 이 말씀이 기억에 납니다. 지금이 내 배우 인생의 전성기고 지금이 내 삶의 절정기다. 여러분도 아마 같은 생각하시면서 사시면 더 건강하게, 더 열심히, 재미있게, 보람 있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