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동맹 겨냥 "방위비 안 내면 '무역'으로 걸 것" 엄포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작성 2019.12.05 10:02 수정 2019.12.05 10:0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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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 시간 4일 유럽 동맹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듭 압박하면서 방위비와 무역 문제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방위비를 제대로 내지 않는 나라들에는 무역 문제로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엄포성 발언을 내놓은 것입니다.

영국 런던에서 3∼4일 이틀간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도중 나토 회원국들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한국과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나와 주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기준에 맞춘 국가들과의 업무 오찬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백악관은 이 자리의 명칭을 아예 '2% 납부국가들(2% ers)과의 업무 오찬'이라고 명명했습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초청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며 "나토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이러한 방위비 분담은 매우 중요하고 동료 국가들이 우리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그들(2%를 채우지 못한 국가들)은 그럴 것"이라면서도 "그들이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역으로 그들을 걸 것(we'll get them on trade)"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쪽이든 저쪽이든 어느 쪽이든 그들은 돈을 내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 관세 등을 통해 그 만큼의 액수를 받아낼 수 있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에 던질 시사점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자동차 고율 관세 카드를 지렛대로 꺼내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인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현 규모로 계속 주둔하려면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주한미군 카드'까지 꺼내며 방위비 압박에 나선 바 있습니다.

앞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일본, 유럽연합(EU), 한국 등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습니다.

당초 미국은 지난 5월 17일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포고문을 통해 해당 결정을 180일 연기했습니다.

180일 시한은 지난달 13일로 만료됐지만, 현재까지 부과 여부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어제 자동차 관세와 관련, "개별 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 필요성이 있을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있다"고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관세맨'을 자처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환율시장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기습적으로 밝혔습니다.

또 프랑스에 대해서도 디지털세를 문제 삼아 보복관세를 부과키로 하는 등 최근 들어 관세 폭탄 카드를 다시 휘두르는 모양새입니다.

한국은 지난해 5월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쿼터제를 조건으로 철강 관세를 면제받은 세 나라 중 하나라는 점에서 갑자기 이들 두 국가를 정조준한 관세 카드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