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조상신이 몸에 붙었다"…'굿' 대가로 12억 챙긴 무속인 무죄

이소현 에디터

작성 2019.10.30 15:59 수정 2019.11.01 10: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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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신앙 의식행위인 굿을 대가로 12억 원을 챙긴 종교인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2부는 오늘(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64살 방 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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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씨는 지난 2005년부터 소위 '신내림을 받았다'는 A 씨와 함께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서 종교시설을 운영했습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B 씨는 지난 2009년 신문 광고를 보고 방 씨의 종교시설을 찾아왔습니다. 가정불화로 고민하던 B 씨에게 방 씨는 "남편이 내연녀와 바람이 난 일과 아들이 오랜 기간 질병을 앓는 것은 몹쓸 여자 귀신과 조상귀신이 몸에 붙었기 때문"이라며 "조상을 하늘로 보내는 의식을 진행해야 흉사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500만 원에서 3천만 원까지 등급을 두고 가급적 높은 가격대의 의식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득시킨 다음, 2010년부터 6년간 13번에 걸쳐 7억 8천 700만 원을 챙겼습니다.

B 씨 외에도 방 씨는 같은 방식으로 또 다른 피해자 2명에게서 각각 3억 8천만 원, 5천만 원을 의식 비용 명목으로 받아 챙겼습니다.

결국 방 씨와 A 씨는 피해자 3명에게서 모두 12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방 씨는 "조상을 잘 모셔야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일반적인 교리를 설명하면서 각자 재산 규모에 맞는 의식 등급을 선택하게 했을 뿐"이라고 맞섰습니다.

재판부는 "무속신앙에 기대 굿을 하기로 결심한 사람 역시 어떤 현실적인 결과의 달성을 바라기보다, 마음의 위안이나 평정을 목적으로 하는 특징이 있다"며 "굿과 관련해 금전을 교부받은 행위가 범죄인지 여부는 무속신앙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방 씨가 다소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교리를 설파하면서 피해자들로부터 통상적인 수준에 비해 과다한 의식 비용을 지급받은 점 등에서 유죄 의심이 간다"면서도 "하지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전통적인 관습 또는 종교행위로서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피해자들을 기망해 의식 비용을 편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