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금융 오픈마켓' 시대 초읽기…장벽 낮춘다

앱 하나로 '모든 은행 거래'…오픈뱅킹 시작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10.30 09:35 수정 2019.10.30 10: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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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오늘(30일)부터 모바일뱅킹 이용이 한결 수월해진다, 한 군데서 여러 은행 거래를 다 한꺼번에 할 수 있다던데 이게 무슨 얘기죠?

<기자>

네, 아침 9시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가는 '오픈뱅킹' 시스템입니다.

지금 보여드리는 10개 은행들 중에 주거래 은행이 있으시면요. 사용하시는 은행 앱에 오늘부터, 지금 보여 드리는 오픈뱅킹이라는 항목이 새로 생겨 있을 겁니다.

여기를 누르고 들어가서 내가 가진 다른 은행 계좌들을 직접 입력해도 되고요, 다음 달 11일부터는 전에도 몇 번 친절한 경제에서 유용하게 쓰실 수 있다고 소개해드린 적 있는 '내 계좌 한눈에', 지금 보시는 어카운트인포 페이지가 연동됩니다.

여기는 말 그대로 내가 가진 모든 계좌들을 한꺼번에 조회할 수 데죠. 이게 연동이 돼서 그중에서 오픈뱅킹에 연결시킬 내 계좌들을 내가 고를 수 있습니다.

일단 그렇게 한번 설정을 해놓으면요, 은행 한 곳의 앱에서 내가 가진 다른 은행의 계좌들, 내가 고른 곳들은 그곳들 거래까지 다 한꺼번에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A 은행 앱에서 B 은행 계좌로 들어가서 C 은행으로 돈을 보낼 수도 있고, D 은행에 있는 내 잔고도 확인하고 이런 게 된다는 거죠.

<앵커>

한번 해봐야 알 것 같네요, 상상이 잘 안돼서요. 일단 휴대폰으로만 되는 거죠?

<기자>

네, 일단 모바일뱅킹을 통해서만 이 서비스를 쓰실 수 있습니다.

먼저 준비한 10개 은행 앱 통해서는 오늘부터 전체 은행권에 대해서 이체랑 거래 내역 조회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들이 되고요, 자산 관리나 대출 같은 좀 더 복잡한 서비스도 앞으로 차례로 열릴 겁니다.

나머지 8개 은행도 준비되는 대로 시작하고요, 기존의 은행이 아닌 전자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이른바 핀테크 기업들이 포함되는 본격적인 시행은 오는 12월 18일부터 시작됩니다.

하루 딱 10분 빼고 사실상 24시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오픈뱅킹 시범운영<앵커>

앱 하나만 있어도 여러 은행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 말고 또 좋은 점 뭐가 있을까요?

<기자>

편리한 게 있겠고, 타행 송금 수수료가 아예 없거나 최대 50원 정도 냅니다. 거의 내지 않습니다.

그런데 앵커는 지금 쓰는 은행들 중에 타행 송금 수수료 내고 있는 데 있으세요?

<앵커>

내본 적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최근에는 좀 없을 겁니다. 사실 송금 수수료는 온라인 뱅킹이 활성화되면서 많이 없어졌습니다.

이제 월급통장 같은 걸 안 해놔도 모바일뱅킹만 써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은행들이 많거든요.

한마디로 수수료 측면에서는 원래 모바일뱅킹을 쓰던 금융 소비자들이 더 큰 혜택을 볼 일은 당장은 크게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걸 정부가 왜 하려고 하느냐, 비유를 좀 하자면 우리가 아는 유명한 쇼핑 포털들, 대부분 오픈마켓이잖아요. 1인 사업자들이 수천 명씩 들어와서 각자 장사하는 온라인 장터죠. 금융산업이 그런 모습을 띄어갈 수 있도록 재편해보겠다는 첫걸음입니다.

기존의 제도 안에서 허가받은 지금의 큰 은행들, 그 은행들의 앱이 말하자면 유명 거대 쇼핑 포털이 되는 거고요, 거길 통해서 새로운 전자금융서비스를 고안하는 핀테크 기업들, 지금까지는 은행들이랑 전자 거래 트기가 쉽지 않아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빨리 다가가지 못했던 핀테크 기업들이 많아야 20~30원 안팎의 수수료로 쉽게 금융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은행들끼리, 또 금융 업체들끼리 경쟁도 촉진하고 지금까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금융 서비스들이 앞다퉈서 나오기를 좀 바란다는 거죠.

<앵커>

권 기자 이야기대로라면 예를 들자면 금융 오픈마켓이 생긴 셈인데, 보안은 어떨까 좀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요.

<기자>

그게 가장 궁금하죠. 그래서 앞으로 이상한 거래를 탐지하는 시스템 같은 걸 더 확충하고, 금융사들이 보험 같은 걸 더 확실히 들어서 소비자한테 만약 금융 사고가 생기면 신속하게 보상하는 체계도 갖추게 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때는 늘 전에 없던 가능성이 생기니까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문제가 없도록 지켜봐야겠죠.

그리고 보안 외에도 하나 더 생각해 볼 게 이런 전자금융에 익숙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점점 커져가는 격차입니다.

모바일뱅킹만 써도 이제 타행 송금 수수료 같은 거 거의 안 낸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런데 모바일뱅킹도 서툴고 이런저런 거에서 다 제외돼서 지금도 몇 백 원씩 타행 송금 수수료 내는 분들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지금 내는 수수료는 앞으로도 할인이 안 됩니다.

지금도 전자 금융에 익숙한 사람들보다 손해를 보는 셈인데, 당장 오픈뱅킹 체험도 어렵고 앞으로 새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기도 어려워지고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는 거죠.

그래서 금융당국이 은행에 직접 가서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 그러니까 한 은행에 가서 여기저기 은행 거래를 수수료 없이 또는 적게 이용할 수 있는 대면 거래를 앞으로 만들지 검토하겠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서비스, 금융 혁신 이건 이것대로 열심히 시도해 볼 일입니다.

별개로 이런 세상에서 빠르게 따라가지 못하고 소외되는 사람들을 줄이려는 노력, 이것도 정말 금융당국과 금융 회사들이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