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장 병원' 수사하면 폐업 먹튀…못 받은 환수금 2조

남주현 기자 burnett@sbs.co.kr

작성 2019.10.12 21:02 수정 2019.10.12 21:4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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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만들고 의사를 고용해서 운영하는 사무장 병원, 명백히 불법입니다. 속여서 요양 급여를 받아낸 사무장 병원을 대상으로 수사에 들어갔는데 대부분 문을 닫고 도망가버려서 돌려받지 못한 돈이 2조 원이 넘습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2015년 5월, 건강보험공단은 사무장 병원으로 의심되는 한 요양병원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그런데 3달 뒤인 8월 이 요양병원은 폐업했습니다.

수사 결과가 나온 건 그해 12월.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했던 급여 48억 원을 징수해야 했지만, 폐업한 뒤라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요양병원은 1년 만에 수사가 종결됐는데, 그 직후 폐업했습니다.

환수할 금액이 81억 원이 넘는데 2백만 원 받아낸 것이 전부입니다.

[우병욱/건강보험공단 의료기관지원실장 : 조사한다고 소문이 나고 확인되면, 채무 면탈을 목적으로 91% 정도가 먼저 폐업을 해버려요. 조사 중에 폐업한다는 얘기죠.]

지난 5년 동안 전국의 사무장 병원 956곳이 적발돼 2조 3천억 원을 환수해야 하는데 징수율은 6%, 1천 3백억 원에 불과합니다.

2조 넘게 못 받은 돈은 고스란히 건보 재정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무장 병원으로 의심돼) 수사를 개시하는 당시부터 요양급여 지급을 보류하는 방안이 논의됐는데, 이것도 법사위 논리 때문에 막혀 있어요. 법적인 정비가 아주 시급한 사안입니다.]

건보공단에 강력한 조사 권한을 주는 방안, 면허를 대여해준 의료인에 대한 처벌을 의료법에 명시하는 방안도 3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선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