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 5명 몰살하고 달아난 佛 사업가 8년 만에 검거

이기성 기자 keatslee@sbs.co.kr

작성 2019.10.12 18:28 수정 2019.10.12 18: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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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자신의 아내와 자녀 등 가족 5명을 몰살한 뒤 흔적도 없이 잠적했던 사업가가 범행 후 8년 만에 검거됐습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미제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전격 체포되자 프랑스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12일(현지시간) 르 몽드,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2011년 낭트의 저택에서 자신의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아온 자비에 뒤퐁 드 리고네(58)가 영국 글래스고 공항에서 체포됐습니다.

그는 2011년 4월 프랑스 남서부의 낭트에 있는 자신의 고급 타운하우스에서 부인과 자녀 4명 등 총 5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뒤 테라스 아래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범행은 치밀하고 용의주도했습니다.

그는 범행에 나서기 직전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호주로 이주하게 되어 아이들이 학교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고 연락했고, 지인들에게는 자신은 미국의 비밀 요원이라면서 미 연방정부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다는 편지까지 보냈습니다.

그러나 암매장한 시신이 사건 발생 3주 뒤에 발각되면서 그의 범행은 전모를 드러냈습니다.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리고네는 가족들을 살해하기 전 이들에게 수면제를 몰래 먹인 뒤 두 발의 실탄을 근접거리에서 머리 부분에 사격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용한 총기에는 소음기까지 장착했습니다.

이렇게 살해한 시신은 생석회와 포장지를 이용해 테라스의 콘크리트 아래 암매장했습니다.

범행 수개월 전부터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22구경 라이플로 사격 연습까지 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전반적으로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프랑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되자마자 리고네를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그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뒤였습니다.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졌고 리고네가 어딘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았습니다.

2015년에는 숨진 리고네의 두 아들의 사진과 함께 리고네의 서명이 담긴 편지가 AFP 통신 기자에게 배달된 적도 있습니다.

이 편지에는 "나는 아직 살아있다"고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경찰은 이 편지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의 범행 동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부유한 가문 출신인 용의자가 평소 여러 개의 사업체를 운영했고 많은 빚에 시달리면서도 가족들에게는 항상 성공한 사업가로 행세했다는 주위의 증언으로 미뤄, 자신의 실패가 탄로 날까 봐 두려워 가족을 모두 살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9년째 그를 추적해온 프랑스 경찰은 최근 결정적인 제보를 입수했다고 합니다.

수사팀은 이 제보를 근거로 11일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체포에 나섰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영국 경찰에 긴급 연락을 취한 끝에 용의자를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공항에서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용의자 리고네는 사건 직후 외모를 바꾸려고 성형수술까지 받아 원래 모습과 많이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체포 당시에도 2014년 도난된 다른 사람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리고네는 영국 경찰의 기초조사를 거쳐 프랑스로 인도될 예정입니다.

수사팀 관계자는 "빨리 그를 조사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르 몽드가 전했습니다.

프랑스 언론들은 당국이 가장 애타게 추적해온 용의자가 드디어 체포됐다면서 검거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