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훈훈한 라이벌' 전광인-정지석, 속마음은?

흥미진진 기대 높은 V리그 내일 개막

유병민 기자 yuballs@sbs.co.kr

작성 2019.10.11 09:09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훈훈한 라이벌 전광인-정지석, 속마음은?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의 정상급 레프트는 단연 현대캐피탈 전광인과 대한항공 정지석입니다. 전광인은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어 시리즈 MVP를 차지했습니다. 정지석은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을 견인해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습니다. 평소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전광인과 정지석은 어제(10일) 열린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유쾌한 설전을 주고받았습니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현대캐피탈 전광인 선수내일(12일)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서로에 대한 선전포고를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배 전광인이 먼저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정지석은 대한민국 레프트 중에서 정점을 찍고 있는 선수"라며 "아마 모든 선수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저도 배운다는 느낌으로 하겠다. 이기고 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고 말했습니다. 전광인에 이어 말문을 연 대한항공 정지석 선수그러자 정지석은 "우리나라는 리그보다 챔프전 우승을 더 쳐 준다. 정규시즌 MVP가 챔프전 MVP에게 까불 수 없으니 내가 더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겠다. 우리나라 최고 공격수는 전광인 형인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광인이 형이 나보다 한, 두 수 위다"라며 한술 더 떴습니다.

전광인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마이크를 잡더니 "내가 많이 배우면서 하고 싶다. 정지석은 카메라 앞에서 변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라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전광인과 정지석은 서로를 치켜세우며 행사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각자 인터뷰에선 이번 시즌에 대한 포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유력 우승 후보팀의 주축 공격수답게 둘은 한목소리로 '통합 우승'을 외쳤습니다.

V리그에선 2013-2014시즌 삼성화재의 통합우승 이후 5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쓴맛을 봤습니다. 이 때문에 챔프전 우승을 하려면 정규리그 2위를 해야 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까지 생겼습니다.

전광인은 "통합우승을 꼭 하고 싶다"며 "몇 년째 통합우승팀이 나오지 않았는데, 우리가 그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한층 좋아졌다는 자신감이 전광인에게 통합우승에 대한 기대를 키웠습니다. 그는 "새 외국인 선수로 레프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들어오면서 문성민 형이 라이트로 갈 수 있게 됐다"며 "좌우 날개 공격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지면서 공격 루트가 다양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지석 역시 통합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는 "작년에 개인 성적은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통합 우승을 하고 싶다. 이번 시즌 또는 내년 시즌이 통합 우승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통합 우승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주말 막을 내린 KOVO컵 대회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출발했습니다. 그럼에도 정지석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올 시즌은 쉽지 않을 거 같다"고 밝힌 정지석은 "1~2라운드에 승부를 봐야 할 거 같다. 내년 1월 대표팀 차출 선수 공백을 잘 대처하고, 다른 팀이 못했을 때 승리를 해야 한다"며 시즌 초반 독주가 통합 우승의 '열쇠'라고 설명했습니다.

V리그 정상급 레프트 전광인과 정지석의 다부진 포부에서 이번 시즌 개막이 멀지 않았음을 느꼈습니다. 전광인과 정지석의 통합 우승 경쟁, 여기에 전설의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의 복귀, 최태웅-석진욱-장병철 절친 감독의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까지. 이번 시즌 V리그 남자부는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질 전망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