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 어니스트호, 과거 한국·캄보디아 깃발 달고 운항

임상범 기자 doongle@sbs.co.kr

작성 2019.10.10 16:5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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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이 압류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 호가 과거 한국 국적 선박으로도 운영됐다고 미국의소리, VOA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VOA는 국제해사기구, IMO의 선박 정보 시스템과 마린트래픽 등을 확인한 결과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애니'호라는 이름으로 운영됐으며, 이 기간에 한국 기업들이 소유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IMO 자료에 따르면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1989년 7월 파나마 선박으로 운항을 시작했지만 이후 필리핀, 그리스, 몰타를 거쳐 2004년 10월부터 한국 깃발을 달았습니다.

2015년 2월부터는 캄보디아 깃발을 달고 운항했으며, 이후 2015년 8월 시에라리온, 2016년 5월 탄자니아, 2016년 11월 북한 선박으로 등록됐습니다.

회원국 선박의 안전점검 기록을 관리하는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 자료를 보면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한국 깃발을 달고 최초로 안전점검을 받은 것은 2005년 7월 8일입니다.

당시 선박 이름은 애니호였습니다.

이후 애니호는 한국 선박으로 계속 점검을 받다가 2015년 5월 31일 캄보디아 깃발을 달았습니다.

자료에는 선박 회사가 한국기업으로 추정되는 '제이쉽 메니지먼트'에서 홍콩 소재 '베스트 윈'으로 바뀌고, 이름도 애니호에서 '송이'호로 변경된 것으로 나옵니다.

송이호는 2015년 12월 16일에는 시에라리온 깃발을 달고 와이즈 어니스트호라는 이름으로 점검을 받았고 북한 국적으로 점검을 받은 것은 2017년 1월 3일이 처음이며 당시 선박의 소유회사는 북한 송이해운으로 돼 있습니다.

VOA는 선박 등록지가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변경된 직후 이름이 '송이'로 바뀐 점을 들어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사실상 캄보디아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북한에 매각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다만 와이즈 어니스트호 선적이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바뀐 시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선박 판매를 금지한 2016년 이전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이 자국 선박을 다른 나라에 등록하는 '편의치적' 제도로 제재를 우회한다고 보고 2016년 3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에서 제3국이 북한 선박에 국적을 빌려주는 것을 금지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선박 판매도 못하게 했습니다.

VOA에 따르면 와이즈 어니스트 외에도 북한 선박 '백마', '금빛 1', '탤런트 에이스', '보천', '동산 2' 등이 과거 한때 한국 기업 소유였거나 한국 깃발을 달았습니다.

한편, 애니호는 한국 국적으로 운항한 상당 기간 동안 부산 소재 명산해운이 소유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명산해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명산해운은 산은캐피탈로부터 애니호를 리스했고 계약기간은 2007년 3월 30일부터 2012년 4월 20일, 금액은 1천600만 달러였습니다.

VOA는 애니호를 2015년 산은캐피탈과 명산해운이 소유했다고 보도했지만, 리스계약이 끝난 2012년에 선박 소유권이 명산해운에 완전히 이전됐다는 게 산은캐피탈 설명입니다.

명산해운은 2015년 감사보고서에서 애니호를 지속적인 영업손실로 처분했다고 밝히면서 유형자산 변동내역에 선박 95억 6천978만3천 원 상당을 처분한 것으로 공시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와이즈 어니스트호와 관련한 한국 기업의 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해 "4년 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당시 안보리 대북제재와 미국 독자제재 현황이 어땠는지 봐야 한다"며 "유관부처와 함께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미국 법무부 홈페이지 자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