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거주자에 연 381억 '깜깜이 지급'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9.10.10 11:28 수정 2019.10.10 16: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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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거주하는 국민연금 수급권자의 경우 사망이나 재혼 여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아 '깜깜이 지급'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국민연금 수급권자 4천694명에 연간 약 381억 원이 지출되고 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해외수급권자에 대한 지급액은 2014년 264억 원에서 2015년 280억 원, 2016년 308억 원, 2017년 323억 원, 2018년 381억 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했고, 올해 8월까지는 282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연금 수급자격을 유지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노령연금의 경우 사망 시 자격이 정지되고, 배우자가 수령하는 유족연금은 재혼 시 수급권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해외 거주자의 사망이나 재혼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해외 국가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수급권 변동 정보를 교환하거나 매년 1회 우편이나 이메일로 수급자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미국, 호주, 독일 등 선진국과는 자료교환이 주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개발도상국과의 자료교환은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우편이나 이메일 역시 간단한 서류 작성과 신분증 사본 등을 제출하기만 하면 인정해주는 수준이어서 정확한 자격 확인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현지에서의 유족연금 수령자의 재혼 여부는 확인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상황입니다.

전체 국민연금 수령자 중 유족연금 수령자는 약 16%지만 해외수급권자 중 유족연금 수령자는 두 배가 넘는 36%에 달하는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5년간 해외수급권자 부정수급 적발 내역이 5건에 불과한 것을 보면 사실상 해외수급권자는 치외법권"이라며 "자격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출국 시 일정 금액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