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관계자와 음주 후 사망…法 "업무 술자리 아니면 산재 아냐"

곽상은 기자 2bwithu@sbs.co.kr

작성 2019.09.13 10: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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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관계자와 술을 마신 뒤 사망했더라도 업무를 위해 마련된 술자리라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면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모 기업체 영업부장인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 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A씨는 2015년 2월 중국 지사로 발령받아 근무했고, 그해 8월 현지에서 사망했습니다.

A씨는 사망 전 업무관계자 B씨와 B씨의 지인과 술을 마셨고, 사망 후 중국 당국의 혈액검사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치사량인 0.4%에 가까운 0.369%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족은 "망인이 중국 출장 중 스트레스, 불규칙한 상시 근무, 과중한 업무 등으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됐고, 업무 관계자와 업무수행차 한 술자리에서의 음주로 질병이 유발되거나 기존 질병이 급속히 악화해 사망했으니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사망이 다량의 알코올 섭취로 인한 급속 알코올중독 때문이고, 술자리가 업무수행 목적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B씨의 지인은 망인과 업무상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할 수 없고, 술자리가 토요일 저녁 시간에 이뤄졌으며 음주 후 일행이 함께 발 마사지 가게로 이동한 점 등을 고려하면 술자리가 업무상 이유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 "술자리에서 망인의 의사에 반해 다량의 음주가 이뤄졌거나 강요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B씨는 업무상 관계자는 맞으나 당시 망인과 B씨가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상황은 아니었다"고 부연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심장질환이 유발해 사망했다는 유족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산정한 망인의 근무시간은 사망 전 1주 동안 88시간 38분, 사망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55시간 28분에 달하지만, 구체적인 근거나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망인의 업무량이 실제로 적지 않았고, 근무환경 변화 등으로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사정들을 종합해도 동종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들에 비해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