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요청 거부…'법의 허점' 탓에 체포 피한 반기상

임찬종 기자 cjyim@sbs.co.kr

작성 2019.07.10 21:07 수정 2019.07.11 09:2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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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던 재작년 초에 미국 검찰이 반 전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 씨를 체포해 넘겨달라고 한국에 요청했었는데, 지난해 우리 정부가 공식 거절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임찬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6년 12월, 미국 연방 검찰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와 반 씨의 아들 주현 씨를 기소했습니다.

반 씨 부자가 경남기업의 의뢰를 받고 베트남에 있는 초고층 빌딩 매매를 주선하려 했는데, 외국 국부펀드에 사도록 하기 위해 중동의 한 국가 왕실과 인맥이 있다는 브로커에게 50만 달러를 건넨 혐의가 있다고 미국 검찰은 밝혔습니다.

미국 검찰은 미국에 있던 주현 씨는 체포하고, 한국에 있던 반기상 씨는 한국 정부에 체포해서 넘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반주현 씨는 지난해 9월 미국 법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반기상 씨에 대한 체포와 인도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를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 양쪽 모두 처벌 가능한 혐의가 있어야 하는데, 당시 한국 법에는 외국 공무원에게 청탁할 목적으로 브로커에게 돈을 건넨 행위를 처벌하는 법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OECD가 국제 기준에 맞지 않다며 해당 법을 개정해 달라고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권고했지만, 법률 개정안은 반 씨에 대한 체포 요청안이 거절된 뒤인 지난해 11월에야 통과됐습니다.

결국 반기문 전 총장의 동생 반 씨는 한국 법의 허점 때문에 간발의 차로 체포를 피한 셈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양현철,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