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선수에겐 '행복'을, 구단에겐 '악몽'을

유럽 이적 시장' 주무르는 '슈퍼 에이전트' 라이올라

주영민 기자 naga@sbs.co.kr

작성 2019.07.05 08: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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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럽 축구 이적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선수는 슈퍼스타 폴 포그바와 19살 천재 수비수 데 리흐트입니다. 이 두 선수는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는 빅 클럽들의 애를 태우며 협상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데 리히트는 나이에 맞지 않게 지나친 저울질로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데 리히트는 당초 FC바르셀로나 이적을 눈앞에 뒀다가 주급 문제로 협상을 중단하고, 더 많은 돈을 제시한 파리 생제르맹으로 급선회한 뒤 이적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했지만, 가장 늦게 뛰어든 유벤투스가 더 많은 돈을 제시하자 현재는 유벤투스행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만 밝히는 데 리히트의 행태에 실망스런 손가락질을 하고 있는 겁니다.
데 리히트이렇게 여러 구단을 괴롭히며 몸값을 부풀리고 있는 이 두 선수의 공통점은 미노 라이올라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다는 겁니다. 한 마디로 비난은 데 리히트가 받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라이올라가 한 일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슈퍼 에이전트'로 불리는 라이올라는 선수에게는 '행복'을 안겨주고 구단에게는 '악몽'을 선사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유럽 이적시장만 열리면 어김없이 거론되는 이름입니다.

1967년생인 라이올라는 21살의 어린 나이에 에이전트를 시작해 많은 슈퍼스타들을 발굴하고 거느리며 성공 가도를 달려 왔습니다. "선수는 고객이 아니라 가족"이라고 말하는 라이올라는 7개 국어(영어,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프랑스, 포르투갈, 네덜란드)를 구사할 정도로 언어에 천재적인 감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잦은 이적으로 몸값을 부풀리는 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난 1993년 베르캄프의 인터밀란 이적(이적료 1,200만 파운드)을 시작으로 2001년 체코의 네드베드를 유벤투스(이적료 4,100만 유로)로 이적시키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 이브라히모비치를 맡은 뒤 본격적으로 세력을 키웠습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아약스부터 유벤투스, 인터밀란, 바르셀로나, AC밀란, 파리 생제르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르는 대장정을 라이올라와 함께 했고, 팀을 옮길 때마다 엄청난 이적료를 기록하며 라이올라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준 동반자였습니다.
폴 포그바라이올라는 포그바와 손을 잡으며 그야말로 잭팟을 터트립니다. 2012년 이적료가 없었던 19살의 포그바를 유벤투스에 입단시키며 "다음 이적 시 이적료의 일부분을 수수료로 받는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 1억 5백만 유로라는 당시 세계 최고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포그바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풋볼리크스에 따르면 라이올라가 이 한 건으로 받은 수수료는 4,000만 유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라이올라는 이번 여름에도 또 한 번의 잭팟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언론은 "데 리히트가 유벤투스 이적을 마무리 지을 경우 라이올라는 1,100만 유로(약 150억 원)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 포그바의 이적료는 1억7000만 유로(약 224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그바와 데 리히트 이외에도 라이올라의 주요 고객 명단에는 '제2의 부폰'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20살 골키퍼 돈나룸마도 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AC밀란 주전 골키퍼를 맡았던 돈나룸마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적료는 5천만 유로를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구단에서 라이올라와 거래를 꺼리고 있지만, 라이올라의 선수를 보는 안목과 협상력으로 주요 선수들이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점점 기세를 드높이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