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

- 대기 중 이산화황(SO2) 농도에 따라 사망률 크게 달라져 -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9.07.04 13:44 수정 2019.07.04 14:00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
여름이 되면서부터 지난겨울부터 봄까지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마치 자취를 감춘 것만 같다. 연일 '나쁨' 수준을 오르내리던 미세먼지 농도가 요즘은 '좋음~보통'을 오가고 있다. 미세먼지 발생이 크게 줄었기보다는 바람 방향이 북서풍에서 남서풍 계열로 바뀌면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적게 들어오고 대기 확산이 원활해져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도 쌓이지 않고 빠르게 확산하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예보나 관측 자료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 미세먼지 농도는 일정한 부피의 공기 속에 들어 있는 미세먼지의 총 질량을 표시한 것이다. 단위는 세제곱미터 당 마이크로그램이다(㎍/㎥). 미세먼지 농도만 보고 곧바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미세먼지 농도에는 미세먼지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나 입자의 크기, 미세먼지 입자의 독성 등을 나타내는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다.

그렇다면 미세먼지 농도만으로 곧바로 건강에 대한 영향을 평가할 수 있을까? 미세먼지 농도가 같으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같게 나타날까? 당연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는 하겠지만 주요 성분이 경유나 휘발유 같은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만들어진 미세먼지인지 아니면 주로 흙먼지인지 등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오존주의보 미세먼지 극성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이종태 교수 연구팀이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7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각 도시별 미세먼지 노출과 사망률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특히 미세먼지와 사망률의 연관성이 각 도시의 대기 특성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각 도시별 통계청의 사망자료,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황(SO2), 이산화질소(SO2), 오존(O3) 등 국립환경과학원이 측정한 대기오염물질 농도, 기상청의 일평균 기온과 습도, 기압 자료 등을 활용했다.

분석 결과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과거 46일 동안 노출된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 사고사 같은 외인사(外因死)를 제외한 총 사망률 증가는 도시에 따라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경우 미세먼지 노출이 10㎍/㎥ 증가하면 총 사망률은 7개 대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4.9%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인천의 총 사망률이 2.3% 높아졌고, 부산은 1.5%, 대구와 서울은 0.6%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같은 크기의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 때 도시별로 사망률이 크게 달라지는 이유를 그 도시의 대기 중 이산화황(SO2) 농도에서 찾았다. 실제로 7개 도시 가운데 울산의 대기 중 이산화황 농도는 연구 기간 평균 8ppb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부산 순으로 나타났다. 총 사망률이 증가하는 정도와 같은 순서로 대기 중 이산화황 농도가 높은 것이다. 단순히 미세먼지 농도뿐 아니라 또 다른 대기 오염물질인 이산화황 농도가 높을 때 사망률이 크게 높아졌다는 뜻이다. 대전과 광주의 경우는 미세먼지 노출 증가가 곧바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사망률의 변화로 나타나지는 않았는데 이 지역의 대기 중 이산화황 농도는 4ppb로 울산 지역 이산화황 농도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산화황은 석탄 같은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배출되는 대표적인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로 자체가 대기 오염물질이면서 대기 중에서 크기가 작은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물질이기도 하다. 특정 지역의 대기 중 이산화황 농도에 따라 그 지역의 미세먼지 독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울산과 인천, 부산은 다른 도시보다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산업단지이자 항만에 해당한다.
환경부 미세먼지 관리 대책에 사각지대미세먼지와 이산화황 농도에 따라 총 사망률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나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에도 차이가 났다. 노출되는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총 사망률이 가장 높은 4.9%나 증가한 울산의 경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4.3%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부산의 경우는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8.2%나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노출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와 조성 성분, 그리고 그 지역의 대기오염 특성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미세먼지의 독성, 즉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이번 연구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뿐 아니라 독성이 큰 미세먼지 입자와 대기 오염물질에 대한 관리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연구 결과는 보여준다. 특히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하는 독성이 강한 물질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연구팀은 강조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단순히 농도를 중심으로 한 양적인 관리뿐 아니라 인체 위해성을 고려한 질적인 관리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참고문헌>

* Honghyok Kim, Hyomi Kim, Jong-Tae Lee, Spatial variation in lag structure in the short-term effects of air pollution on mortality in seven major South Korean cities, 2006–2013, Environment International, 125(2019), 595-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