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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서 고교생 정치풍자 작품에 경찰이 학교까지 찾아가

태국서 고교생 정치풍자 작품에 경찰이 학교까지 찾아가
태국에서 고교생들이 만든 정치풍자 작품에 군부 실력자가 발끈하고 경찰이 학교까지 찾아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소개했습니다.

일간 방콕포스트와 인터넷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태국 북동부 농카이 지역 경찰은 지난 13일 관내 한 고등학교를 찾아갔습니다.

12학년 학생 5명이 스승의 날 행사를 맞아 만든 꽃장식 쟁반 작품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직후였습니다.

이 중 하나는 '정의의 저울'이라는 이름을 가진 기울어진 저울 모양이었는데, 무거운 쪽에는 '250표'라고 적힌 판지가, 가벼운 쪽에는 '수백만 표'라고 적힌 판지가 각각 놓여 있었습니다.

지난 5일 상·하원 합동 총리선출 투표에서 상원의장을 제외한 상원의원 전원이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지지해 재집권의 '일등공신'이 된 것을 풍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한 작품은 군인과 괴수가 민주주의 기념비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경찰은 그날 오후 학교를 찾아가 해당 작품을 만든 학생들과 사회 과목 교사를 면담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경찰 측은 "일상적인 점검이었을 뿐"이라며 "학생들에게 작품 사진들을 소셜미디어에서 지우라고 지시하거나 겁을 준 적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학교 교장은 "경찰이 학생들에게 작품 사진을 모든 소셜미디어에서 지울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카오솟은 전했습니다.

논란은 쁘라윗 웡수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전날 학생들의 작품을 비난하면서 더 커졌습니다.

쁘라윗 부총리는 "어떻게 아이들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배후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먼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작품을 만든 학생 중 한 명은 언론에 "민주주의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모두에게 상기시키려 민주주의 관련 작품을 만들었다"며 "누구도 우리에게 이렇게 하라고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Watineecu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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