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입막음' 김진모 2심도 집행유예…국고 횡령만 유죄

김기태 기자 KKT@sbs.co.kr

작성 2019.06.14 11:58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사찰 입막음 김진모 2심도 집행유예…국고 횡령만 유죄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불법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4부는 오늘(14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받은 김 전 비서관에게 1심처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은 2011년 4월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을 국정원 특활비 5천만 원으로 '입막음'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의 이 같은 행위를 국정원 예산 횡령으로 보고 그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또 대통령의 권한을 보좌하는 지위에서 돈을 받은 만큼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특가법상 뇌물 혐의도 함께 적용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업무상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5천만 원에 직무상 대가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겁니다.

재판부는 "5천만 원은 피고인과 원세훈이 공모해서 특활비를 횡령하고 그 자금을 분배, 사용한 것에 지나지 않을 뿐 피고인이 원세훈에게서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판단할 순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 비서관과 검찰은 1심의 형량이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국가안보를 위한 정보수집이나 수사 등에 사용돼야 할 국정원 특활비를 국민 의사에 반해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 국고를 횡령한 범행"이라며 "피고인이 먼저 자금 지원을 요청해서 횡령이 이뤄진 점에서 가담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피고인은 여러 차례 수사과정에서 이 5천만 원이 특활비란 사실을 밝히지 않아 진실을 은폐해왔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없고 피해금을 국가를 위해 공탁한 점을 감안하면 1심의 형이 부당하게 무겁거나 부당하게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겐 1심의 징역 1년·집행유예 2년형보다 다소 가벼운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습니다.

장 전 비서관은 김 전 비서관에게서 5천만 원을 받은 뒤 류충열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시켜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장 전 비서관이 류 전 관리관에게 장 전 주무관을 '회유'하게 한 부분은 직권을 남용한 게 맞지만, 장 전 주무관에게 5천만 원을 전달하게 한 것은 직무권한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