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의 코소보내전 개입 20주년…클린턴 전 대통령 등 집결

SBS뉴스

작성 2019.06.13 02: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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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낳은 코소보 내전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이 처음 진입한 지 12일(현지시간)로 꼭 20년이 됐다.

이날 코소보 수도 프리슈티나에서는 내전 종식과 코소보 독립으로 이어진 나토 파병 2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프리슈티나의 중심 광장에서 펼쳐진 이 행사에는 당시 나토의 코소보 개입 결정을 주도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 사령관 등이 참석해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옛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세르비아의 '인종청소'로 1만3천여 명이 사망하고, 100만여 명이 난민으로 전락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1999년 6월 12일 코소보 내전에 처음으로 발을 담근 나토 병력이 78일 동안 세르비아를 공습한 이후 내전이 종식되자 코소보는 유엔의 개입으로 세르비아와 평화협정을 맺은 후 2008년 독립을 선포한 바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인종청소에 맞서고, 자유를 얻기 위해 여러분들 편에 섰던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이었다"고 말해 광장을 메운 시민 3천 명으로부터 환호를 이끌어냈다.

코소보인들은 내전 후 수도 프리슈티나에 금박을 입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형 동상을 세우고, 주요 거리에 클린턴의 이름을 붙이는 등 그를 은인으로 대접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날도 성조기와 코소보 국기를 번갈아 흔들며 나토의 공습을 주도한 미국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코소보인들에게 "여러분들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도 결코 잊지 말라"며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고도 당부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코소보가 세르비아에서 자유를 얻은 지 20년, 독립을 선포한 지 10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115 개국이 코소보를 주권 국가로 대우하고 있으나, 세르비아와 세르비아의 우방인 러시아, 중국 등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유럽 내에서도 카탈루냐의 분리 독립 문제에 민감한 스페인을 비롯해 5개국이 코소보를 독립국으로 대우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소보는 2011년부터 유럽연합(EU)의 중재로 세르비아와 관계 개선 협상에 착수했으나, 세르비아와의 적대적인 감정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양국의 껄끄러운 관계는 세르비아가 코소보를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에 반발해 코소보가 작년 11월 세르비아산 제품에 관세 100%를 부과한 일을 계기로 더욱 경색됐다.

이 같은 현실은 세르비아와 코소보 양국 모두 내전에 깊숙이 연관돼 있는 정치인들이 집권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게 AP통신의 지적이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과거 철권통치를 휘두르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의 최측근이었고, 하심 타치 코소보 대통령과 라무쉬 하라디나이 코소보 총리는 내전 당시 세르비아에 저항한 알바니아계 반군의 지도자였다.

분리 독립 이후에도 이렇다할 경제 기반이 없다보니 180만 명에 달하는 코소보 인구 대부분이 높은 빈곤율과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고, 법치주의가 희박하고 부패가 만연한 것 등도 코소보가 당면한 문제로 꼽히고 있다.

코소보의 야권 정치인인 알빈 쿠르티는 이날 페이스북에 "코소보는 최소한의 정의와 최대한의 실업률에 신음하는 여전히 허약한 나라"라고 개탄했다.

한편,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나토의 코소보 내전 개입 20주년을 앞두고, "19개의 가장 강력한 나라들이 작은 국가를 공격했다. 우리는 그로 인해 지금까지 회복되지 않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말하며 20년 전 나토의 개입을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