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술에 '물뽕' 타면 변색"…약물 성범죄 방지 법안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9.06.09 21:08 수정 2019.06.09 22: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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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술이나 음료수에 이상한 약을 타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약이 타지면 술 색깔이 바뀌게 만들자는 법안이 국회에 올라오기까지 했습니다.

정윤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피해자가 저항을 못 하도록 수면유도제, 졸피뎀을 탄 음료수를 먹였습니다.

이런 약물 성범죄는 정확한 통계조차 잡기 어려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된 의심사례만 따져도 최근 4년 동안 2배로 늘었고, 그중 졸피뎀 등이 가장 큰 비중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국회에서 '약물 변색법'이 발의됩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이 알코올에 닿으면 즉각 반응해 색이 변하거나 거품을 내도록 제약 공정에 의무화하자는 내용입니다.

졸피뎀만이 아니라 '물뽕'으로 불리는 GHB 등 무색무취한 약물도 포함됩니다.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 : 약물을 제조할 때 색소를 혼합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의무화하는 시행규칙을 만들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에선 후생성 관리 아래 유사한 조치가 이미 시행 중입니다.

합법적으로 제조 유통되는 약물의 악용 가능성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몇 가지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먼저 기술적 논란입니다.

[이범진 교수/아주대학교 약학대학 : (색소가 약물의) 배합 변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양한 음료라든지 오남용을 일으키는 환경에서 그 색깔을 유지하고 방지하는 데까지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다 보니 완제품으로 수입되는 약물은 적용이 불가능합니다.

국내업체 역차별 논란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불법적으로 제조 유통되는 약물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고 또 처벌 강화 같은 다른 조치들과 함께 가야만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회 논의가 좀 더 풍부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김용우, 영상편집 : 오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