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계속 두드렸는데…車에 갇힌 7살 '공포의 50분'

정준호 기자 junhoj@sbs.co.kr

작성 2019.06.02 20:51 수정 2019.06.02 22: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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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들이 어린이집 차에 학원 차에 갇히거나 치여서 큰 사고 당하는 일, 몇 년간 이어졌죠. 그걸 막기 위해서 여러 가지 법도 만들었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곱 살 아이가 태권도장 차에 50분 동안 갇혀 있다가,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해서 구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한여름이었다면 정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먼저 정준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노란색 태권도장 차량이 건물 앞에 멈춰 섭니다.

운전석에서 내린 관장이 차 문을 열어 아이들을 하차시킵니다.

다 내렸는지, 한 번 들여다보지도 않고 그대로 문을 닫아 버립니다.

관장이 차 앞에서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미처 내리지 못한 한 아이가 다급하게 창문을 두드리지만 3분 동안이나 이를 눈치를 채지 못한 채 자리를 뜨고 맙니다.

50분 뒤, 한 행인이 차 안에 아이가 갇혀 있는 걸 우연히 발견해 가까스로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건 지난 17일 오후 1시쯤.

당일 낮 최고 기온이 28도였는데, 50분간 차 안에 갇혔던 7살 아이는 겁에 질려 온몸이 땀과 눈물로 범벅이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차 안에서 소리를 너무 많이 질러서 아이가 목이 잠긴 상태였고… (당시 충격으로) 화장실에서 '나는 무섭지 않아' 혼자 중얼거리고….]

고열과 말더듬 증상 등을 보인 피해 아동은 현재까지 심리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 사고가 났던 차량입니다. 보시다시피 선팅이 짙게 처리돼 있고 문자가 새겨져 있어 안에 있던 피해 아동을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폭염 때였다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실제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에는 차량 실내 온도가 70도까지 올라 아이들의 경우 탈진과 호흡 곤란 등으로 불과 10분 만에 실신하거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장은 사고를 낸 뒤 부모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이런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태권도장 측에서) 전화 한 통 없었고요…같이 줄넘기 수업을 하는 아이 어머니가 문자가 왔어요. 우리 아이가 갇혔던 것 같은데 확인을 해봐라.]

뒤늦게 항의하자 관장은 아이가 15분 동안 갇혀 있었던 거라고 말했지만 CCTV 확인 결과 50분이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사고 난 태권도장 관장 : 이렇게 더 있어 없어 확인을 못했던 건 사실인데…저의 안일한 대처가 제일 잘못됐던 것 같고…]

사고가 난 태권도장 통학 차량은 이른바 '세림이법'의 적용 대상. 하지만 의무사항인 보호자도, 하차 확인 장치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해당 태권도장 관장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등으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김남성, 영상편집 : 이승진)  

▶ '세림이법' 시행 4년째인데, 왜 아직 이런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