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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년 역사' 우본, 우편사업 현금수지 첫 적자 전망

135년 역사를 갖고 있는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설립 후 처음으로 현금수지 적자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15일 우본 등에 따르면 우편사업본부는 우편사업 현금수지가 작년 714억원 흑자에서 올해 1천960억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본 전망대로 라면 1884년 우정총국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실제 지난달 현금수지 적자가 3천168억원을 기록해 올해 적자 전환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현금수지는 매출액에서 수익 창출을 위한 지출을 뺀 경영수지와 달리 현금 이월분과 수입액에서 지출액을 제하고 남은 현금입니다.

경영수지가 흑자더라도 물건 구매에 필요한 현금 지출이 많고 외상매출 등으로 현금이 적게 들어오면 현금수지에서 적자가 돼 '흑자 도산'이 발생합니다.

올해 현금유입이 예금사업의 우편사업 결손보전금 1천219억원을 포함해 3조9천145억원으로 작년보다 97억원 증가하겠지만 현금유출이 4조1천105억원으로 2천771억원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현금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인건비가 2조9천363억원으로 작년보다 2천266억원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공무원·별정국 인건비는 역대 최대 규모인 상시집배·택배원 2천252명의 공무원 전환 등 영향으로 1천360억원 증가한 2조4천713억원을 기록하고, 비공무원·소포위탁 인건비도 인력 증원 여파로 906억원 늘어난 4천650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사업비와 국내외 운송비도 각각 7천881억원과 3천861억원으로 655억원, 35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금유입 면에서는 고지서와 서신 등 일반통상 우편 매출이 9천815억원으로 624억원 줄어들고 공공자금 예탁기금 예치금 회수가 500억원으로 800억원 줄어듭니다.

올해 공자기금 예치금 500억원을 회수하면 잔고가 텅텅 비게 됩니다.

미래 지속성장 상태를 나타내는 경영수지가 2011년부터 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현재 재무여력을 보여주는 현금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면 우편사업 부문이 사실상 파산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수지는 작년 1천450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천558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액이 2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우본 내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신산업·신기술 출시 때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적용으로 모바일 고지서가 확대되면 일반통상을 중심으로 한 우편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본은 현금수지 적자 규모가 내년 2천958억원, 2021년 3천258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타 부처 행정직들과 달리 고객 관리와 택배, 예금, 보험 등 마케팅을 통해 세입을 늘리는 행정직 공무원을 줄이고 집배원 공무원을 늘린 것이 경영상 비합리적인 조치라는 지적입니다.

과기정통부(우본) 공무원노조는 "행정·기술직 조합원 7천여 명은 우정사업 방만경영을 규탄한다"며 "경영 실패의 책임을 조직원에게 돌리기 위한 인력 구조조정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본은 "강제적인 인력 구조조정 대신 업무량을 줄이는 방법 등을 노조와 협의할 것"이라며 "지난 1일 우편 요금 인상이 규제샌드박스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만큼 연말까지 자구 노력을 기울인 뒤 부족분이 있으면 정부 지원 요청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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