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문명 뿌리 탔다"…불쏘시개 역할 된 목재 비계

이창재 기자 cjlee@sbs.co.kr

작성 2019.04.17 07:22 수정 2019.04.17 09:1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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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트르담 대성당은 12세기에 짓기 시작해 완공까지 200년 가까이 걸린 프랑스 고딕 건축의 정수입니다. 아름다운 건축물 못지않게 예수의 수난과 관련된 봉안 유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등으로 유명한데 이렇게 빛나는 인류 문화유산의 일부가 화마 속에 사라져 안타까움을 낳고 있습니다.

이어서 이창재 기자입니다.

<기자>

200년 가까이 걸려 완성된 노트르담은 프랑스 고딕 건축 양식의 절정입니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는 최후 심판의 문 등에는 성서의 이야기를 담은 정교한 조각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8천 개가 넘는 파이프로 구성된 오르간은 300년 가까이 교회 음악을 지켜왔고, 지름 13m에 달하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일명 '장미 창'은 노트르담의 상징입니다.

그리스도가 실제 형을 당한 십자가 일부 등 예수의 수난과 관련된 가톨릭 성물들도 봉안돼 있습니다.

노트르담은 문화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프랑스인들에게는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프랑스 혁명 이전까지 가톨릭 국가 프랑스의 정신적 지주이자 정치의 중심이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5세, 메리 여왕 등 영국과 프랑스 왕가의 결혼식이 열렸고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도 이곳에서 거행됐습니다.

소방관들의 사투에도 불구하고 파이프오르간과 스테인드글라스 일부는 소실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성당 내부에 수백 년 된 목재 조각들도 불에 탔을 것으로 보입니다.

[줄리오 베르뮤데츠/美 가톨릭대학 건축학과 교수 : 이번 화재로 유럽 문명의 뿌리가 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첨탑 보수 공사를 위해 세운 목재 비계들이 첨탑을 무너뜨리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