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다국적 대북 감시전력 증강…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9.03.17 09: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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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불법환적 감시 작전에 나서는 프랑스의 방데미에르함유엔 안보리 북한 전문가 패널이 최근 대북제재 이행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북한의 회정리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지와 평산 우라늄 광산이 드러난 것도 놀라웠지만 보고서가 가장 많은 페이지를 할당한 불법 해상 환적도 그 수법의 다양함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이 해상에서 불법 환적을 통해 석유제품을 수입하고 석탄을 수출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여러 장 공개됐습니다.

서태평양 드넓은 바다에서 벌어지는 북한 선박들의 기기묘묘한 불법 환적을 어떻게 적발했을까요?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깝게는 동해와 제주 남쪽 해상, 멀리는 남중국해의 동남아 해상까지 다국적 함정과 초계기들이 촘촘히 북한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외줄을 타듯 대화를 하고 있지만 북한 감시용 함정과 초계기들은 눈에 띄게 증강되는 추세입니다.

미국이 작년 초 공언한 대로 최대한의 압박(maximum pressure)을 조용히 이행한 결과입니다. 올해 들어서는 영국 함정이 북한의 불법 환적 감시에 가세했고,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1주일 뒤인 지난 8일엔 프랑스가 처음으로 대북 감시 작전에 참여한다고 공표했습니다. 이미 한미일 3국과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의 해상초계기, 해상작전헬기, 함정은 불법 환적 감시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상초계 훈련을 하고 있는 프랑스의 팔콘200 초계기● 프랑스도 북한 불법환적 단속 작전에 합류

일본 외무성은 지난 8일 프랑스가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조치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중순엔 팔콘 200 해상초계기를, 이어 호위함 방데미에르함도 파견하겠다는 결정입니다. 프랑스 초계기는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를 거점으로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북한 선적 선박의 불법 환적을 감시할 것이라고 일본 외무성은 덧붙였습니다.

프랑스의 팔콘 200 해상초계기는 항속거리가 4,000km 이상이어서 가데나 기지에서 뜨고 내리면 동해와 동중국해를 충분히 감시정찰비행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에 배치돼 있는 방데미에르함은 배수량 2,600톤급으로 작은 편이지만 엑조세 대함 미사일로 무장한 야무진 함정입니다.

지난 1월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대북 압박 조치로 호위함 HMS 몬트로스함을 일본에 파견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은 "북한의 불법 해상 활동을 막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시로 몬트로스함을 일본에 배치한다"고 공동성명에 못 박았습니다. 메이 총리는 "이번 조치는 대북 제재 이행을 도울 것이다", "영국과 일본은 역내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국은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해 꾸준히 해군 전력을 동아시아로 보내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호위함인 서덜랜드함과 아르길함, 상륙함인 알비온함을 보내 북한의 불법 환적 감시 활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북한 감시 작전의 총지휘는 미국이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전에 참가한다는 발표들은 거의 일본을 거쳐서 나오고 있습니다. 다국적 해상 세력들이 일본의 유엔사 후방 기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일본의 의지와 미국의 방조가 엿보이는 장면입니다.

● 영연방 국가들은 모두 모였다

이밖에도 북한 불법 환적 감시를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나라로는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일본이 있습니다. 영연방 국가들은 두루 대북 압박 작전에 나섰습니다. 물론 미국과 한국 해군도 불법 환적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8개 나라의 함정과 초계기들이 북한의 선박들을 쫓고 있는 겁니다.

북한의 간담을 서늘케 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전문가 패널의 불법 환적 적발은 이들 국가 함정과 초계기들인 수행한 일입니다. 북한으로 들어가는 배, 북한에서 나오는 배는 죄다 밀착 감시가 붙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해상차단작전(maritime interdiction operation)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대단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는 미일영 3국의 함정과 초계기들이 동중국해에서 대잠수함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적 잠수함을 탐지, 추적, 격침하는 훈련입니다. 자유로운 항행의 보장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옥죄는 작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