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한국형 공기정화기' 어떻게 만드나?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9.03.14 15:53 수정 2019.03.14 21:2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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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어지던 지난 7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학교나 병원, 공공건물 옥상 등 도심 유휴공간에 설치할 수 있는 공기정화시설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공강우'와 함께 이른바 '한국형 공기정화기'가 고농도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묘책으로 등장하는 순간이다.

조 장관은 "지금까지 전문가 검토에서는 상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면서 한국형 공기정화기는 "새로운 한국의 공기 산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형 공기정화기를 발명해서 실용화한다면 해외 수출을 통해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이 산업을 의미 있게 추진하게 됐다" 밝혔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도심 미세먼지 정화 설비는 크게 두 가지다. 지난해(2018년) 중국 시안에 설치된 대형 정화 탑, 그리고 네덜란드와 폴란드 중국 베이징 등에 설치된 스모그 프리 타워(smog free tower)다.

● 중국 시안 대형 정화 탑

중국 시안에 설치된 대형 정화 탑은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정화 탑 아래에 유리 온실처럼 만들어진 시설의 면적이 축구장 면적의 절반 정도나 되고 정화 탑의 높이도 100m(일부에서는 60m로 소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래 그림 참조).
중국 시안에 설치된 대형 미세먼지 정화 탑 (자료: 중국 과학원)중국 시안 대형 미세먼지 정화 탑 원리 (자료: Thomas Talhelm, 2018)원리는 간단하다. 유리 온실에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면 온실 속에 있는 공기는 뜨거워지는데 뜨거워진 공기는 상대적으로 가벼워지기 때문에 높은 탑으로 올라가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때 탑 내부 또는 유리 온실 벽면에 필터를 설치해 두면 미세먼지가 많이 들어 있는 공기가 필터를 통과하는 동안 미세먼지를 잡아내는 방식이다.

중국 시안에 만든 정화 탑은 사진상으로 보면 유리 온실 벽면이 필터로 만들어져 있다. 햇볕이 강하면 정화 탑 성능이 좋아지겠지만 햇볕이 약하거나 없으면 성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중국은 정화 탑을 가동하는 데 전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기(송풍기)를 이용해 주변의 미세먼지가 많이 들어 있는 공기를 빨아들이고 이를 필터로 걸러 좀 깨끗해진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이다. 시안 정화 탑의 공기 처리 용량은 시간당 40만 세제곱미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시안 공기 정화 탑 1개를 설치하는데 200만 달러, 22억 원이 넘는 돈을 들였다.

● 네덜란드 스모그 프리 타워

중국 시안에 설치된 공기 정화 탑과 비교하면 네덜란드 제품인 스모그 프리 타워는 크기가 크지 않다. 높이는 23피트(약 7m), 설치비용은 5만 4천 달러(약 6천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1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공기 용량은 8만 세제곱미터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미세먼지를 잡아내는 방식도 중국 정화 탑과는 다르다. 스모그 프리 타워는 중국과 같은 필터로 걸러내는 방식이 아니라 정전기를 이용해 먼지를 잡아낸다. 물론 작동에는 전기를 이용한다(아래 그림 참조).
스모그 프리 타워 (자료: 네덜란드 Studio Roosegaarde)
● 한국형 공기정화기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형 정화기 사업은 오는 5월부터 시작된다. 5월부터 12월까지 개발 계획을 공모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설치 장소는 학교나 병원, 공공건물 옥상 등 도심 유휴공간으로, 공기 처리 용량은 한 시간에 40만 세제곱미터 이상이어야 한다고 환경부는 밝히고 있다. 처리 용량은 중국 시안에 설치된 정화 탑 이상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만 크기는 소형을 권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성능은 초미세먼지(PM2.5)를 75% 이상 제거하고 질소산화물(NOx) 같은 가스도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소음이나 진동, 오존 발생은 줄이고 전기도 조금 먹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계획만 보면 크기는 작지만 강력하고 성능이 우수한 공기정화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방식이 필터를 사용하는 방식인지, 정전기를 이용하는 방식인지는 언급이 없다.

환경부 희망대로 한국형 정화기가 나오면 겉으로 보기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중국 시안에 설치된 정화 탑이나 네덜란드의 스모그 프리 타워보다 나름대로 장점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한국형 정화기'는 과연 한반도를 뒤덮는 고농도 미세먼지로부터 국민들을 해방시킬 수 있을까?

▶ [취재파일] '한국형 공기정화기' 효과는 있을까? 에서 이어간다.

< 참고문헌>

* Thomas Talhelm, Xi'an unveils smog-fighting purifier tower, but does it work?, Smart Air, March 2nd, 2018
https://smartairfilters.com/en/blog/xian-unveils-smog-fighting-tower-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