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그의 진심을 알고 싶을 때 내가 봐야 할 것, '태도의 말들'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작성 2019.03.10 07:15 수정 2019.03.10 08: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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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180 : 그의 진심을 알고 싶을 때 내가 봐야 할 것, '태도의 말들'

"진심이 중요하지만 우리 관계에서 더 필요한 건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오랫동안 친밀했던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다 보면, 그 사람의 진심보다 나를 대했던 태도가 기억에 남는다. 태도는 진심을 읽어내는 가장 중요한 거울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 그저 바라보면 마음속에 있다는 걸' 하는 CM송이 있었습니다. 그 영향일지, 그때는 그리고 한동안은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게 사랑이고 관심인 줄 알았습니다. 이제는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게 자연스럽고 오해하거나 때로는 화가 날 수 있음이 다반사라는 걸 압니다. 진심은,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게 아니라 표현해야 빛을 발합니다. 바꿔 말하면 '태도', 다르게 말해 '애티튜드'의 중요성입니다.

자신이 읽은 책과 인터뷰한 이들의 말에서 발견한, '태도'에 대한 100가지 문장, 그리고 100가지 사유를 담았습니다. 엄지혜 작가의 <태도의 말들>-사소한 것이 언제나 더 중요하다-가 이번 주 북적북적이 선택한 책입니다.

"언제나 사소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감각이 합해져 한 사람의 태도를 만들고 언어를 탄생시키니까. 누군가를 추억할 때 떠오르는 건 실력이 아니고 태도의 말들이었다…. 말 안 해도 알지? 내 진심 알잖아 라는 말은 더 이상 듣고 싶지도 하고 싶지도 않다. 우리는 서로의 진심을 모른다. 태도로 읽을 뿐이다."

"서로를 향한 한결같은 마음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변하기 마련인 마음을 붙잡고 서로를 토닥거리며 끌어당길 때, 우리의 첫 마음은 흩어지지 않는다. 내가 알듯 그도 안다. 우리는 서로에게 마음을 써 봤으니까."


책 곳곳에 기자의 일상이 배어 있긴 하지만 공감의 지점이 많이 다르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핵심은 존중, 그 존중이 드러나는 건 말과 글, 문자나 카톡, 메일, 그리고 행동…. 종합하면 '태도'입니다. 이를테면 약속을 잡았을 때, 저도 매번 딱 맞추거나 일찍 가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지키려고 노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게 약속한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 생각해섭니다. 거꾸로 매번 약속에 늦는 이들이 있다면 이 사람은 적어도 내 시간 5분과 10분, 30분에 대해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구나 싶죠.

"한 번 만났지만 또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을 떠올려 본다. 말주변이 뛰어난 사람? 웃음을 짜내는 솜씨가 수준급인 사람? 결코 아니다. 대화의 강약을 아는 사람, 적당한 정적도 자연스럽게 느낄 줄 아는 사람. 그들에게는 언제나 자연스러운 오라가 풍겼다."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윤태웅은 성찰과 열림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찰은 혼자 하는 것이지만 열림은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가능한 일. 평소 젊은 사람들이 나보다 낫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했다…. 자신의 소싯적 이야기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꼰대다. 지금을 사는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면, 지금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이렇게 대꾸하는 사람이 있다. 원래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이에요. 말 안 해도 알죠? 알아줘야 사람이죠. 나는 마음속으로 대꾸한다. 가족도 몰라요. 하기 싫으면 하지 마시고요. 대신 기대하지도 서운해하지도 마세요. 성공할 생각도요."


요사이 말에 대한 고민을 종종 합니다. 조금 나이가 드니 점점 말이 많아지는 데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 특히 제가 주재자의 위치라면 대화가 끊어지고 약간이라도 정적이 흐르는 걸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말이 많아지는 데 대한 고민, 혹은 성격에 대해 돌아보기이기도 하죠.

"행간을 읽는 사람이 있다. 단어보다 쉼표를 눈여겨 읽는 사람이 있다. 말보다 표정을 먼저 읽으려는 사람이 있다. 말하지 못하는 걸 듣는 사람, 그들을 만날 때 나는 마음이 쾌청하다. 사회학자 엄기호는 "말하는 걸 듣는 건 수비만 하는 것"이라며 "고통은 침묵으로 표현될 때가 많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글과 사람은 굉장히 닮아 있기도 하고 전혀 다르기도 하다. 책 한 권 읽고 저자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의 책 쓰는 자아만 만났을지도 모른다."

"책에 너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어떤 사람이 인생을 바쳐서 쓴 역작이어도 내겐 시큰둥한 책일 수 있어요. 어떤 책이 때때로 내게 다르게 다가오는 건, 내가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이지 책 자체가 어떤 완결된 훌륭함을 갖고 있어서 감동을 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주욱 읽다 보면 좀은 산만하거나 여기와 저기가 상충되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에 읽어나가기보다는 몇 문장 읽고 쉬었다 다시 읽고 그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또 그런 게 인생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예전에 읽은 무협소설 중에, 자신의 보폭을 항상 한자 일곱 치로 유지한다는 고수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자기 몸과 행동 전부를 자기 통제 하에 두고 있기에 그 사람이 천하제일 고수라는 그런 설정이었는데 저는 가끔 게으름도, 농땡이도 피우고 싶은 범인(凡人)입니다만, 노력하는 필남필부가 되고 싶습니다. 북적북적도 '다리', 작은 통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들은 왜 책 이야기를 하는 걸까. 공유해야 할 것 같은 어떤 즐거운 의무감? 뭐니 뭐니 해도 '다리'가 되고 싶은 욕망이 가장 크지 않을까? 저자를 인터뷰하는 일도 다르지 않다. 인터뷰어로서 가장 바라는 것은 이 저자의 책을 읽어 볼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일, 작은 통로가 되어 주는 일이다."

(* 유유출판사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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