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교수장 통화…INF 탈퇴·대러 제재·베네수엘라 사태 충돌

최호원 기자 bestiger@sbs.co.kr

작성 2019.02.14 08:22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미러 외교수장 통화…INF 탈퇴·대러 제재·베네수엘라 사태 충돌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수장이 양자 전화통화에서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탈퇴 등을 둘러싸고 충돌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그제(12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가 INF 조약에 대한 전면적이고 검증 가능한 준수로 복귀하지 않는다면 이 조약은 지난 2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미 지난 1일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협정 준수 상태로 돌아오지 않으면 조약은 종료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017년 사거리 2천에서 5천km의 SSC-8 순항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자 INF 조약을 위반했다며 강력히 비난해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러시아가 영국에서 서방을 도운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를 금지된 생화학 무기로 공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가 생화학무기 통제 및 군사적 이용 금지에 관한 법'(CBW Act)을 위반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팔라디노 부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지난해 3월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은 뒤 간신히 목숨을 건졌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은 러시아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을 이용해 스크리팔 부녀를 중독시켰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미국은 스크리팔 사건과 관련, 지난해 8월 국가안보와 관련한 제품과 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는 1단계 대러 제재를 한 데 이어 2단계 제재 부과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전화통화는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두 사람이 양자 관계와 시리아·한반도 문제 등의 국제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통화에서 "근거 없는 미국의 행동은 양자 관계 상황과 국제외교 분위기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밖에 미·러 외교수장은 베네수엘라 사태를 놓고도 의견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난민 사태를 초래한 마두로 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반면 러시아는 마두로 정권을 지지해왔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통화에서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군사개입을 포함한 모든 내정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