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처벌법' 놓고 "형법적 규제해야" vs "표현자유 위축"

신승이 기자 seungyee@sbs.co.kr

작성 2019.02.13 17: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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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함께 추진 중인 이른바 '5·18 왜곡 처벌법' 마련에 앞서 학계 의견을 경청했습니다.

민주당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5·18 망언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법대 교수들은 독일과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들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행위에 대해 법적 처벌을 가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김재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문에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지만원 씨에 대해 2012년 12월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은 명예훼손죄로 이를 처벌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5·18 민주화운동을 부인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홀로코스트, 즉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부인을 처벌하는 독일 형법처럼 별도의 처벌 규정을 마련, 형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이 낸 법안처럼 독자적인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겠으나, 부인죄 하나를 신설하기 위해 특별법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 '5·18 유공자법'에 별도 벌칙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안했습니다.

반면, '5·18 왜곡 처벌법'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발제문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부정을 처벌한다면 이승만 전 대통령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부정을 처벌하자는 주장이 당장 대두될 것"이라며 "결국 이러한 경향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전반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짚었습니다.

홍 교수는 "중요한 것은 5·18 왜곡에 대한 형사 처벌은 하나의 방법일 뿐 유일한 대처 방법은 아니라는 점"이라며 "혐오 표현이든 역사 부정이든 형사처벌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며 교육과 자율규제 등 다양한 비형사적 규제방안이 더욱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론회에 앞서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아직도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 날조하는 사람들 때문에 처벌법을 만들어야 하다니 참담하다"며 "야 3당과 공동으로 법안을 추진해 공개된 장소에서 자행되는 5·18 왜곡과 날조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