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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사] '스윙키즈'는 한국 댄스영화 계보에 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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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57 : '스윙키즈'는 한국 댄스영화 계보에 오를 수 있을까

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데뷔작 <과속 스캔들>부터 많은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강형철 감독의 4번째 신작 '스윙키즈'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1951년 한국 전쟁 당시, 거제 포로수용소는 또 다른 전장이자 이데올로기의 격전지였습니다.

반공과 친공산주의로 나뉜 포로들의 살벌한 대립 속에 수용소에 새로 부임해 온 소장은 수용소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계략을 펼칩니다.

전직 브로드웨이 탭댄서로 활동한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에게 포로들로 구성된 댄스팀을 만들어 무대에 오르라는 것이었죠.

괴상망측한 오디션과 댄스 배틀 끝에 무허가 4개국어 통역사 양판례(박혜수), 전쟁 통에 헤어진 아내를 찾기 위해 유명해져야만 하는 강병삼(오정세), 영양실조의 몸으로 뛰어난 춤 실력을 뽐내는 샤오팡(김민호) 그리고 춤을 추는 순간만큼은 새처럼 자유로워지는 북한 포로 로기수(도경수)가 잭슨 앞에 모입니다.

그들의 이름은 바로 '스윙키즈'. 춤 실력은 천차만별이지만 그들은 자신의 목표와 사연을 가지고 크리스마스 데뷔 무대 준비에 열을 올립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이념의 대립이 그들의 발을 꽁꽁 묶어버렸기 때문이죠.

과연 스윙키즈는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데뷔 무대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을까요?

사진작가 베르너 비쇼프가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찍은 사진 한 장에서 모든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영화의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창작뮤지컬 '로기수'는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복면을 쓰고 춤을 추고 있는 포로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에 강형철 감독의 각색이 만나 탄생한 것이 바로 영화 '스윙키즈'입니다.

남과 북의 대립이라는 큰 흐름은 같지만 뮤지컬 '로기수'와 영화 '스윙키즈'에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바로 '춤'입니다. 강형철 감독은 자신의 오랜 소망이었던 '희로애락이 있는 춤 영화'를 '스윙키즈'로 완성시켰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댄스 장면은 약 30개에 육박합니다. 이 장면들을 만들기 위해 배우들은 4-5개월 간 탭댄스를 연마했다고 합니다.

물론 '음악'이 주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데이빗 보위의 모던 러브(Modern live), 베니 굿맨의 싱싱싱(Sing Sing Sing), 정수라의 환희, 그리고 비틀즈의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 등의 음악은 내가 마치 스윙키즈가 된 것처럼 발을 구르게 합니다.

영화의 흥과는 별개로, 영화의 몰입도에 아쉬움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춤과 음악, 남과 북의 대립,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로기수의 이야기까지…

댄스코미디, 다큐멘터리, 드라마 등 상반된 장르의 이야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로기수의 춤을 보면서 한바탕 신날 수도 없고, 수면 아래서 진행되는 반역자 색출과 암살 작전 등의 스릴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죠.

그래도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은, 한국 전쟁 당시 양극단의 차이 때문에 잠시 잊고 살아야 했던 우리 민족의 흥과 열정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적, 이념, 언어의 차이로 가득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열정적인 발놀림과 춤사위는 지금도 분명한 의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

(글: 인턴 설선정, 감수: MAX, 진행: MAX, 출연: 남공, 안군, 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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