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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해체했다는 동창리…"7월 말 이후 해체 중단"

[취재파일] 北 해체했다는 동창리…"7월 말 이후 해체 중단"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5일 정의용 안보실장이 이끌고 방북한 특사단에게 "풍계리 핵 실험장과 함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쇄했는데 국제 사회의 평가가 인색해 섭섭하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풍계리 핵 실험장은 지난 5월 남측과 서방 기자들을 불러 놓고 공개 폭파를 한 곳입니다.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은 인공위성을 탑재했다는 장거리 로켓을 종종 발사했던 곳 바로 옆,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용 엔진을 시험하는 장소입니다.

풍계리 핵 실험장의 갱도 속이 어떻게 파괴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공개적으로 폭파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동창리는 김정은 주장과 달리 해체 작업이 지난 7월 말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미 군 당국의 정찰위성 뿐 아니라 상업위성에서도 동창리의 미사일 엔진 수직 시험대가 멀쩡하게 포착되고 있습니다.

동창리와 풍계리 시설은 사실 북한 비핵화의 곁가지입니다. 완전히 해체한들 도면이 있으니 손쉽게 복구할 수 있습니다. 북핵의 뿌리를 뽑는 비핵화의 본질은 북한이 숨겨두고 있는 핵탄을 완전히 들어내고 핵 과학자들을 무력화하는 겁니다. 북한이 종전선언, 평화체제, 북미 관계 정상화를 바란다면 북핵의 뿌리들을 솔직하게 내놔야 합니다.

● "동창리 엔진 실험장, 7월 말부터 해체 중단"
동창리 엔진 시험장 위성사진(8월 16일)
북한 동창리의 서해 위성 발사장에는 은하, 광명성 등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시설과 이른바 백두산 엔진, 혹은 김정은이 미사일 과학자들을 업어줬다고 해서 '어부바' 엔진이라고 부르는 80톤포스(tf)의 엔진을 개발한 실험장이 있습니다. 김정은이 특사단에게 사용 불능 상태라고 언급한 동창리 시설은 바로 80톤포스(tf) 엔진의 수직 시험대입니다.

7월까지는 해체하는 정황이 상업위성에도 포착돼 북한 정보 전문 매체에 종종 보도가 됐습니다. 그런데 북한 정보를 전문으로 다루는 38노스가 상업위성에 포착된 8월의 동창리 위성사진들을 근거로 "해체 활동이 멈췄다"고 지난 달 23일 보도했습니다. 38노스는 "8월 3일 이후로는 새로운 해체 활동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이전에 제거한 시설물들은 바닥에 쌓여있다"고 전했습니다.

군의 관측은 좀더 냉정합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동창리 해체 동향은 7월 말에 완전히 중단됐다"며 "수직 시험대의 상부 구조물만 걷어냈고, 하부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손을 안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38노스가 공개한 8월 16일자 위성사진에서도 수직 발사 시험대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뚜렷하게 식별됩니다. 즉 동창리 해체는 중간에 멈췄습니다.

● 동창리는 곁가지일뿐!

동창리의 미사일 엔진 수직 시험대는 철거를 한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습니다. 작은 아파트 한동 크기여서 부쉈다가 또 지으면 됩니다. 백두산 엔진은 개발도 끝났습니다. 백두산 엔진은 미국에서 '괴물 엔진'이라고 부르며 주목했던 터라 북한은 더 큰 신형 엔진을 개발 않고도 미국을 위협하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비핵화의 핵심은 북한의 핵탄과 핵기술의 영구 불능화입니다. 군 핵심 관계자는 "미국이 상당히 정확하게 북한 핵폭탄의 양을 알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은 숨기려고 하겠지만 그런 시도는 북미 협상을 깰 수 있는 최대 위험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성패는 북한이 핵 리스트를 솔직하게 내놓고 성실하게 불능화 단계로 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특사단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가 밝혔습니다. 확고한 비핵화 의지는 동창리와 풍계리를 걸고는 보여줄 수 없습니다. 남북 관계 개선도 본게임이 아닙니다. 북한은 미국이 수용할 만한 양의 핵폭탄 리스트를 내놓고 완전한 제거 의사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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