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동성애자의 질병'이라고?…에이즈에 대한 오해와 진실

윤영현 기자 yoon@sbs.co.kr

작성 2016.12.01 11:00 수정 2016.12.01 13:2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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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흑사병(Black Death)을 아시나요?

흑사병은 페스트균에 감염돼 생기는 급성 전염병입니다. 19세기 말 페스트균의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찾으면서 흑사병은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런데 20세기 들어서 흑사병으로 불리는 전염병이 새롭게 등장합니다. 바로 ‘20세기 흑사병’으로 알려진 에이즈(AIDS: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입니다.

오늘(12월 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World AIDS Day)입니다.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편견을 깨고자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에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는 날이죠.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에이즈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해봤습니다.
에이즈 바로 알기에이즈가 최초로 발견된 지 올해로 35년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에이즈가 어떤 질병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에이즈의 우리말 명칭은 ‘후천성면역결핍증’입니다. ‘후천성’이란 유전이 되지 않는 질병을 의미하고, ‘면역결핍증’은 면역세포 파괴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에이즈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입니다. HIV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인데요. 성관계, 수혈 등을 통해 인체에 침투한 뒤 면역세포를 파괴합니다.

하지만, HIV에 걸렸다고 해서 바로 에이즈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에는 HIV 감염이 에이즈로 발전해 사망까지 이르렀지만, 현재는 치료법이 발달해 에이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에이즈는 치료가 불가능한가요80년대 초에는 에이즈에 걸리면 5년 이내에 사망하는 환자가 많아 불치병으로 불렸습니다. 현재는 완치까지는 어렵지만, 치료법의 발달로 약물치료가 가능한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변했습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에 따르면,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세계적으로 2005년 200만 명에서 2015년 110만 명으로 크게 감소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사망자 수를 제외한 누적 HIV 감염인 수가 2005년 3108명에서 2015년 1만 502명으로, 생존 감염인 수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에이즈는 HIV 수치 증가로 면역체계가 무너지고 세균에 감염되면서 발병합니다. 감염 수준이 심해지면, 암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죠. 이런 이유로 에이즈 치료는 ‘감염 방지’가 목적입니다.

에이즈 치료 약물은 체내의 HIV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꾸준한 약물 복용과 적절한 관리가 병행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것이죠.
에이즈는 동성애자의 질병 아닌가요?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편견 중 한 가지는 에이즈를 동성애자의 질병으로 취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성 간 성관계 자체를 감염 원인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HIV 감염은 성 정체성에 관계없이 HIV 감염인과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할 때 일어나기 때문이죠. 감염 경로 역시 성관계가 아닌 혈액을 통한 감염인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은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이성 간 성관계가 콘돔 착용 후 동성 간 성관계보다 HIV 감염 위험이 더 높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에이즈는 전염병인데 직장에 다닐 수 있나요?HIV 감염인은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제18조에 따라, 성 매개 감염병에 관해 건강검진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 직업(성매매 종사자 등)을 제외하고 모든 직업에 종사할 수 있습니다.

HIV는 성관계나 혈액 등을 통하지 않고는 전염이 되지 않습니다. 화장실, 목욕탕 사용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신체 접촉으로는 바이러스에 옮을 수 없는 겁니다.

하지만,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직업을 잃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에이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에이즈예방협회의 '2015 에이즈에 대한 지식·태도·신념 및 행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25.3%는 에이즈와 관련 '죽음' 불치병'을 떠올렸습니다.

'동성애', '문란한 성생활', '성매매'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는 답변은 16.7%로 그 뒤를 이었고, '두려움'·'공포'(11.5%), '전염병·질병'(10.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HIV 감염인 및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고, 에이즈 확산 방지와 예방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일반인들도 에이즈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과 편견을 깨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기획·구성 :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