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바뀌는 2008학년도 대입제도는 지난해 10월 발표됐습니다. 벌써 10개월째 접어들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이 제도를 놓고 말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수능시험이 점수제에서 9등급제로 바뀌면서 논란이 일더니, 다음에는 내신 성적 산출방식이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뀌는 것 때문에 고1 학생들의 부담이 너무 가중된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졌습니다. 최근에는 각 대학들이 강화하겠다는 논술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서울대를 필두로 연세대와 고려대 등 서울과 수도권 주요대학들은 오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논술고사 비중을 높이겠다고 잇따라 밝혔습니다. 특히 서울대는 ‘통합 교과형 논술’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논술고사를 도입해서 학생 변별력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정부와 열린 우리당이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서울대가 말하는 통합 교과형 논술이라는 것이 사실은 과거 ‘본고사’와 같은 시험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것입니다. 하지만 서울대는 자신들이 계획하고 있는 ‘논술시험’은 결코 ‘본고사’와 같지 않다면서, 원래 계획대로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양측이 각자의 논리를 들어가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찌 보면 서울대가 계획하고 있는 통합 교과형 논술이 과연 논술이냐? 본고사냐? 하는 문제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이 문제는 대학의 학생 선발의 자율권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보는 것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교육문제, 특히 대학이나 고등학교의 학생 선발권 문제에 정부가 개입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아니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으냐 하는 문제죠.
현재 정부와 여당은 어느 정도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기, 특히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을 희생한다고도 할 수 있는 우리교육의 특수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학생 선발권 같은 민감한 문제에는 정부가 개입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대학 측은 가능하면 교육문제는 교육논리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교육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틀만 정해주면 되고, 나머지 학생선발과 문제출제 등의 문제는 각 주체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느 편이 옳다고 선뜻 손을 들어주기가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교육문제에 있어서는 정부가 정말 최소한의 개입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학 입시문제는 더욱 그렇다고 봅니다. 광복 이후 벌써 대학입시 제도가 15번 정도 바뀌었다고 하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뭔가 한 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그랬던 걸까요? 이렇게 대학입시제도가 자주 바뀌다보니 대학입시가 자생력을 갖고 스스로 좋은 제도로 거듭나는 과정은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입시 전문가들을 만나보면 이미 지나간 대학입시 제도 가운데 정말 아까울 정도로 쓸 만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고 말하더군요. 만약 그 때 성급하게 대입제도를 바꾸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좋은 제도로 자리 잡았을 것이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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