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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씨랜드 화재, 17년 후…"혼자 살았다는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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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인 1999년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청소년 수련시설 씨랜드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인솔교사를 포함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544명이 잠을 자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2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무사했던 7살 아이는 지금 24살 성인, 대학 졸업반이 됐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사 내용>

김 모 양은 17년 전에 씨랜드 화재 사고에서 생존했습니다.

[김 모 양 아버지 : 차에 가니까 (아이가) 누워 있었고, 잠옷 바람에 얼굴이 시커먼 상태였습니다.]

7살 같은 반 친구들은 변을 당했습니다.

[김 모 양 아버지 : 원래는 7살 (아이들) 방에서 자기로 했는데, (방이 좁아서) 6살 (아이들) 방에서 잔 거예요.]

김 양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몰랐지만 그래도 불안감에 시달렸습니다.

[김 모 양/씨랜드 화재 사고 생존자 :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불안하고 뭔가 밤만 되면….]

친구들을 두고 혼자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이 뒤늦게 찾아왔습니다.

[김 양 : 사춘기가 되고 학교에 가면서 제가 언론에서 찾아보고 그 사건이 어떤 일인지 알게 되면서, 미안한 마음도 그때 오히려 더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어제 벌어진 일처럼 고통받는 순간도 있습니다.

[김 양 : 소방차가 지나가면 저 차가 우리 집에 가면 어떡하지 하면서, 그러면 바로 제 일이 돼버리니까. 어디서 타는 냄새가 난다거나 하면 (불안감이) 더 심합니다.]

김 양은 이제야 심리 치료를 시작했지만 다른 많은 사고 생존자들은 여전히 혼자 버텨내며 살고 있습니다.

[채정호/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만만하게 이겨낼 수 있는 것들이 아니고 아주 적당한 치료와 개입과 그다음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는 것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난 50년 동안 국내에서 10명 이상 사망한 대형 재난 사고는 6개월에 한 번꼴로 발생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치료 받지 않으면 10명 중 4명은 10년이 지나도 낫지 않고 평생 지속되기도 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김찬모, 영상편집 : 하성원)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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