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역 인근의 직장인들
노동계를 중심으로 주 4.5일제 도입과 정년연장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이미 4일제까지 도입하는 등 발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입니다.
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노동시장 재편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사회 전반으로의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노사 양측의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8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다수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주 4.5일제를 적용해 근무 유연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대기업 중에서 대표적으로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2주간 80시간 이상 근무하고 금요일에 휴무하는 4.5일 근무제인 '해피 프라이데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또 만 50세 이상 또는 근속 25년 이상 직원이 희망할 경우 최대 2년간 유급 휴직을 허용하는 '넥스트 커리어' 제도로 이들의 인생 2막을 지원합니다.
휴직 기간 통상급 일부와 자녀학자금, 의료비 등 복리후생을 제공하며, 휴직 종료 시 복직 또는 퇴직을 선택할 수 있어 고령 근로자들이 정년을 앞두고 회사의 지원을 받으며 새로운 커리어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정년을 적용받지 않는 인재를 선발하는 DE(Distinguished Engineer), HE(Honored Engineer)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발된 직원은 직책과 나이 제한 없이 긴급한 문제 해결이나 중장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합니다.
삼성전자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해 월평균 주 40시간을 채우면 주 5일 출근하면서 출퇴근과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3자녀 이상 직원에 대해선 정년퇴직 후 심사를 거쳐 최대 2년간 계약직으로 재고용하는 혜택도 부여하고 있습니다.
LG전자 역시 주 40시간 내 자기 주도적 근무 시간 관리제를 채택 중입니다.
이 역시 직원이 주 40시간을 근무한다면 출근과 퇴근 시간을 자신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 반응이 좋습니다.
대기업 이외에선 기업교육 전문업체 휴넷이 2022년 7월 일찌감치 주 4일제를 채택했습니다.
휴넷은 주 4일제 시행 1년 후 채용 경쟁률이 3배 이상 상승했고, 그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 상승했습니다.
주 4일제에 대해 직원의 93.5%는 '만족한다'고, 94.1%는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답했습니다.
보안업체 슈프리마는 주 4.5일제 도입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이전보다 각각 72%, 51% 늘어났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제주도와 울산시 중구가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주 4.5일제를 운영 중입니다.
기업들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결국 이 같은 변화가 불가피하고, 따라서 이 같은 시도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기업마다 사업 환경과 재정 상황이 제각기인 상황에서 개별 사례를 전체로 확대하기에는 적잖은 난관과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주 4.5일제나 정년연장 등은 기업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며 "법에 의한 강제가 아니라 지원금 등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근로 시간 단축으로 임금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으로는 근로 생산성 향상과 기업 경쟁력 제고야말로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첨단 분야를 포함해 제조업 전 분야가 중국과의 경쟁에 밀리는 상황을 우선 해결하지 않고서는 비용을 들여 노동시장을 개편하더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은 인공지능(AI) 전환을 전면 추진하고 근로자는 OECD 평균의 77% 수준에 머무는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등 노사 양측의 협력과 의식 개선도 요구됩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은 AI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근로자는 업무 몰입도를 대폭 올려야 한다"며 "정부도 이런 노력을 하는 기업에 세금 감면이나 인센티브 제공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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