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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앱에서 하트 주고받았는데…여성 회원 반전 정체

<앵커>

남녀 회원들 사이에 만남을 주선해 주는 한 데이팅 앱 업체가 가짜 여성 회원 계정을 만들어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성 회원들의 유료 서비스 결제를 유도하기 위해서 이런 가짜 계정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한 데이팅 앱 업체의 사내 메신저 내용입니다.

부장이라는 인물이 '남탕이 되면 이용률이 떨어진다'며, 여성 계정으로 계속 활동하라고 독려합니다.

남성 직원들은 '성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여자가 된 기분이다'는 식의 얘기를 주고받습니다.

'아만다'와 '너랑나랑'이라는 데이팅 앱을 운영했던 테크랩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A 씨/테크랩스 전 직원 : (남녀 성비가) 7대 1, 8대 1 이런 식으로… 회사 차원에선 비율을 어떻게든 맞춰야 된다… 여자 아이디를 주고 글을 써라, 하트 보내라 이런 식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테크랩스는 지난 2021년부터 이듬해까지 사진 등을 도용한 270여 개의 가짜 여성 계정을 만들어 남성 회원들을 관리했습니다.

직원들에게 가짜 여성 계정 활동 할당량까지 배분했습니다.

[A 씨/테크랩스 전 직원 : 매일매일 1명당 60명한테 보내라 이런 오더가 있었기 때문에 남자 입장에서 굉장히 받는 하트 수나 이런 호감이 가짜 호감이 많아지니까 그만큼 또 돈을 썼을 거죠.]

이런 가짜 여성 계정으로 '아만다'에서 1천100여 명, '너랑나랑'에서 6만 4천여 명의 프로필을 열람하거나 호감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익명 게시판에서 900건 넘는 게시글과 5천 개 가까운 댓글을 작성하고, 남성 회원에게 '좋아요'나 호감 표시를 보냈습니다.

이런 식으로 여성 회원이 많은 것처럼 속여 앱 사용을 부추기고, 남성 회원들이 여성 회원 프로필 열람이나 친구 신청 보내기 등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인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입니다.

[송명헌/전자거래감시팀장 : 여성 회원의 활발한 앱 활동을 가장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등 불공정한 수단으로 자신의 데이팅 앱 이용 활성화를 도모한 사업자를 제재….]

공정위는 테크랩스에 5천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사용자를 기만한 사실을 공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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