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트럼프 정부의 본격적인 상호관세 부과를 맞아서 원 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장중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정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원 달러 환율은 어제(8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10.8원 오른 1,484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상승폭을 조금씩 높여가더니 장중 한 때 1,487.5원까지 올랐습니다.
지난해 12월 27일 장중 최고가인 1,486.7원을 넘었고, 1,492원까지 치솟았던 2009년 3월 13일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초 미국은 오늘부터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중국이 보복관세를 예고하자, 미국은 50%의 추가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응수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관세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원화는 국제 외환시장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 약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여기에 중국이 수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설 거란 예상까지 나오면서 원화 약세를 더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외환시장에서는 관세 전쟁이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달러당 1,500원 선도 뚫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11월로 예정됐던 한국의 세계국채지수 편입이 내년 4월로 미뤄진 것도 시장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되면 달러화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이에 따라 원화 약세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됐는데, 이런 효과도 늦춰졌기 때문입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