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손떼라' 시위 확산, 역대 최대치 근접
- 물가상승 우려·상식 밖 경제 인식에 국민 분노
- '골프 영상' 올린 트럼프, 말리는 사람이 없다
- 노골적 보복에 학생들도 트럼프 독재자처럼 느껴
- 美, 계엄 막은 한국에 '민주주의 선진국' 부러움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5년 4월 8일 (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국승민 미국 미시건주립대 정치학과 교수
▷김태현 :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 여파로 우리나라 증시도 5% 넘게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그런데 정작 미국에서 트럼프가 내놓은 정책에 반발해 핸즈오프, 손을 떼라 하면서 전국적으로 반트럼프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지, 미국의 성난 민심은 어떤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승민 교수입니다. 안녕하세요.
▶국승민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어제도 미국 경제는 큰 혼란이었는데요. 증시는 폭락하고 가짜뉴스까지 있었거든요. 실제로 트럼프의 관세정책 이후에 미국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겁니까?
▶국승민 :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고요. 오늘 보합세로 끝나기는 했지만 관세정책 발표 이후 약 10% 이상 빠진 상태고요. 이게 오늘 관세정책 90일 유예라는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에 터지니까 갑자기 주가가 5% 회복하는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 자체가 펼쳐졌는데요. 지금 시장 자체가 혼란스러운 것을 보여주는 일화인 것 같습니다.
▷김태현 :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해극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국승민 : 네. 지금 보면 경제 예측들이 굉장히 안 좋은데요. JP모건은행은 올해 관세정책 때문에 안 좋다는 얘기를 하고 있고,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도 1분기 경제성장률을 -1%로 잡고 있거든요. 멀쩡한 경제에 이러한 충격을 줘서 불황으로 몰고 간다는 것 자체가 자해극이라는 말을 하는 것 같고요. 관세를 통해서 미국 제조업의 부활이나 경상수지 적자폭을 줄이는 게 쉽지 않은데 이렇게 무리하게 정책을 시행하는 것에서 자해극이라는 말을 쓰는 것 같습니다.
▷김태현 : 트럼프의 기대와는 달리 물가도 어려울 것 같고, 국민들의 삶도 어려워질 것 같으니 미국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제가 외신 보니까 핸즈오프라는 팻말을 들고 시민들이 시위하고 있더라고요. 이거 어떤 의미입니까?
▶국승민 : 이게 간단하게 말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같은 복지프로그램을 삭감하려고 해서 그것에서 손을 떼라는 거고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정치개입이라든지 합법이민자 추방, 대학언론로펌 등에 대한 탄압, 무차별 관세도입 같은 다양한 트럼프 정책 모두에서 손을 떼라는 겁니다. 민주주의의 후퇴를 느끼고 권위주의로 기울어져가고 있다는 두려움도 있는데요. 그런 흐름에 대한 반발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김태현 : 단순히 관세정책뿐만 아니라 트럼프 집권해서 한 두 달간 했던 정책의 반대라는 건데요. 시위의 규모가 중요하잖아요. 시위 규모가 교수님이 보시기에 미국 대학가에서 항상 있을 수 있지 입니까, 심상치 않네라는 겁니까?
▶국승민 : 실제로 두 달간 시위의 숫자로 보면 트럼프 1기 때보다 많았는데 참석자들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지난 주말은 달랐고요. 최대 300만까지도 추산하고 있는데요. 구글 검색량을 보면 정확하게 나와요. 트럼프 시위라는 검색을 보면 역대 최대치가 2017년 수치인데 그 당시에 시위가 컸었거든요. 지난 주말에 역대 최대치를 다시 회복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고요.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이 규모 자체가 굉장히 큰 것 같고, 영상을 보니까 미국에서 이런 시위가 가능하단 말이야? 느낌이 들 정도로 컸던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관세정책이 트럼프 입장에서 미국 경제에 도움되고 잘살려고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못살겠다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뭡니까? 미국 국민들도 직접적인 피해가 있나요?
▶국승민 : 결국에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볼 수 있고요. 미국 국민의 72%가 관세에 의해서 물가상승을 우려한다고 말하고 있고요. 또 그것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관세도 잡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예측 불가능성도 크고요. 대무역적자가 크다는 믿음이 사람들이 답답하다고 할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월가나 기업 관계자들은 주가나 무역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데 월가나 기업관계자들이 트럼프한테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가 요즘에 점점 돌아서기 때문에 여론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요인지요.
▷김태현 : 대학생들이니까 관세정책을 비롯한 경제이슈 말고 다른 이슈에 대해서도 항의를 하거나 분노를 느끼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미국 대학생들이 트럼프 정부에 대해서 불만을 느끼는 이슈들이 뭐가 있습니까?
▶국승민 : 우선 요즘 학생들에게 느껴지는 감정은 분노보다는 두려움이랑 불안함이라는 정서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지금 많은 대학들이나 언론들이나 로펌들이나 사회의 주요 핵심제도나 기관들이 트럼프한테 굉장히 충성하는, 약간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까 그런 무서운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학생들이 느끼는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까 더더욱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자신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어떠한 해코지를 당하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운 분위기가 강한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교수님, 전국적으로 시위가 일어나거나 이러면 어느 나라 대통령이든지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일반적인데 트럼프가 골프를 쳤어요. 그런데 그걸 비공개로올리는 게 아니라 영상을 올려버렸잖아요. 이건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영상을 올렸다고 보세요? 정국 상황은 좋지 않은데요.
▶국승민 : 트럼프가 원래 골프 치는 영상은 꾸준히 올리는 편이거든요. 어찌 보면 트럼프의 스타일이 여론이 강하게 반대할 때 자신이 여론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인다기보다는 자기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정치행보를 보여왔었는데요. 마찬가지로 여기에 관세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다기보다는 자기 하는 대로 똑같이 밀고 나가는 행동을 하려는 것 같고요. 또 하나는 1기 트럼프와 2기 트럼프의 가장 큰 차이는 트럼프의 행보를 말리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인데요. 1기 트럼프는 트럼프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라는 것이어서요.
▷김태현 : 그런데 내년에 11월에 중간선거도 있어서 그러는지도 모르겠는데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던데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국승민 : 지금 공화당에서 나오는 비판은 관세에 대한 비판 정도고요.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아직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정책적으로 봤을 때는 의회에서 약간 의도를 가지고 있는 관세 관련 권한을 가지고 오려는 모양새가 있기는 하거든요. 상원에서는 대통령 마음대로 정하지 말고 의회에서 정하도록 하자라는 분위기가 있는데요. 하원에서 통과하기 어려워서 한계가 있을 것 같고요. 공화당은 내년 중간선거, 하원은 100% 패배한다는 태도로 임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트럼프 백악관에서도 어차피 지는 것이다라고 지금 그렇게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그렇고요. 또한 하원의원들도 격전지가 아닌 이상에야 선거보다 중요한 건 경선이거든요. 그래서 경선에서 보전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트럼프한테 충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김태현 : 하원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면 실제 탄핵안 발의될 수도 있는 거예요?
▶국승민 : 저는 탄핵 가능성은 제로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니까 제로라는 게 발의는 모르겠는데 탄핵 통과 가능성은 제로라고 보고요. 상원은 통과되기가 어려우니까요. 하원에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게 1기 트럼프에는 굉장히 여러 번 해 봤지만 잘 안 됐잖아요. 자칫 트럼프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밀어붙였다가 역풍이 불 수도 있으니까 그런 걸 하지 않으려고 하고요. 또 하나는 트럼프가 물러나면 JD밴스 부통령이 물려받는 건데, 그러고 임기를 채우는 건데 굳이 더 좋은 상황도 아니어서 굳이 탄핵을 밀어붙일 것 같지는 않고요. 또 하나 중간선거가 끝나면 중간선거가 끝나면 대선 경선 준비로 들어가거든요. 대선 경선을 준비하는 게 낫지 탄핵으로 주의를 분산시킬 필요는 없지요.
▷김태현 : 교수님, 대학생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행보, 정치적인 행보에서 독재자에 가깝다는 기류가 존재하는 게 맞습니까?
▶국승민 :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왜냐하면 현재 한국에서 덜 보도되고 있는 측면 중에 하나는 뭐냐 하면 합법이민자를 추방하는 모습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도 놀라는 모습이고요. 그것뿐만 아니라 대학이라든지 언론사, 로펌 이런 데들을 과거에 트럼프가 자기한테 충성하지 않으면 보복을 한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설마 진짜 보복할 수 있겠냐 했는데 실제로보복하고 있는 상황이어서요. 예전에는 이런 식으로 연방정부가 정치적 보복을 대놓고 하는 경우가 없었는데 이렇게 대놓고 정치적 보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민주주의의 후퇴, 권위주의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김태현 : 트럼프 대통령 탄핵시키는 게 쉽지 않을 거다 했는데요. 현지 언론보면 최근에 한국 상황이 부럽다라는 분위기도 있던데요. 실제 그런 얘기들을 합니까?
▶국승민 : 그런 얘기는 굉장히 많이 하고요. 실제로 이번에 탄핵 인용되고 난 다음에도 한국에서는 민주주의를 지켰는데 우리는 왜 그걸 못 지키고 있느냐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고요.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는 시민들이 나서서 그런 계엄에 반대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반면에 미국에서는 시위 하나 크게 못하고, 지난주 전까지만 해도 못 했으니까요. 그런 부러워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 같고요.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이 한국은 아직 민주주의 선진국인 것 같다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미국 상황 더 지켜보면서 나중에 다른 상황을 더 여쭤보겠습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미시건주립대 정치학과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국승민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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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