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청 산불로 검게 탄 마을
지난 21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야산에서 발생한 불로 산불 진화대원과 인솔 공무원 등 총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번 산불 원인과 사고 경위에 대한 조사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경남경찰청은 이번 산청 산불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예초기 작동과 관련해 A 씨를 참고인 조사했다고 오늘(24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산불이 난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쯤 산 중턱 자신의 농장에서 잡초 제거를 위해 예초기를 돌리던 중 현장 주변에서 불이 났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당초 A 씨는 예초기 작업 중 불꽃이 튀어 불이 났다는 취지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 씨가 돌린 예초기로 인해 불이 났는지 주변 담뱃불 등 다른 원인으로 불이 났는지 등은 계속 확인해 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당시 불이 나자 산림청은 산불 1시간 만에 산불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6시 40분쯤에는 산불 3단계로 격상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데다 화재 지역에 강풍이 불면서 불길은 나흘째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 화재로 창녕군 소속 산불 진화대원 60대 3명과 30대 공무원 1명이 진화 도중 숨졌고, 6명은 부상했습니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추가 조사한 뒤 산청군 특별사법경찰관에 사건을 넘길 계획입니다.
또 경찰은 이번 산불로 숨진 사망자들에 대한 사고 경위도 조사할 방침입니다.
산림청과 경찰은 이들이 산 7부 능선까지 올라 불을 끄던 중 강풍과 역풍에 휩싸이며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진화대원들은 산불 발생 시 팀을 구성해 지자체 등 기관별로 화선을 따라 구역을 할당합니다.
통상 산 접근이 어렵거나 지형이 험한 곳은 공중진화대와 특수진화대가 투입되고, 인도가 있거나 비교적 위험이 덜한 곳은 일반 산불 진화대원들이 진압에 나섭니다.
이번에 변을 당한 일반 대원들 역시 진화 현장에 인도가 나 있고 접근이 가능한 곳 위주로 당초 배치됐습니다.
하지만 당시 예기치 않은 바람을 타고 불길이 번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산림청은 보고 있습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에서 경사는 보통 바람과 같은 효과가 있다"며 "불이 바람에 날리고 흩어지면서 산불 진화대원 뒤에 떨어지면 경사를 타고 밑에서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아마 피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산불 진화 상황에 맞춰 동료 산불 진화대원 등을 토대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