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디야커피 매장
커피, 햄버거 등 가격 인상이 잇따르는 가운데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도 더욱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배달앱 차등 수수료가 도입돼 적지 않은 점주들의 수수료율이 낮아졌는데도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외식업체나 점주들이 늘고 있습니다.
오늘(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디야커피, 맘스터치, 굽네치킨 등의 전체 매장이나 일부 매장에서 배달 메뉴 가격이 인상됐습니다.
전국 매장 수가 약 3천 개인 이디야커피는 오늘부터 '배달 전용 판매가'를 운영한다고 공지했습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외부 배달 플랫폼 가격을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제조 음료는 300원 올리고 베이커리나 RTD 음료(용기에 담은 제품) 등은 500원 인상합니다.
이디야는 "최근 시장 환경 변화와 배달 수수료 인상 등으로 가맹점 운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배달앱 메뉴 가격 인상 배경을 밝혔습니다.
회사 측은 "배달 주문으로 1만 원어치를 팔아도 4천 원을 떼가니 많은 점주가 배달 가격을 올려달라고 호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외식업 점주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외식업 점주들이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은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로 나타났습니다.
몇몇 치킨 브랜드는 본사 차원에서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지 않았지만, 일부 점주가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렸습니다.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최근 48개 가맹점이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장별로 인상 폭은 다르지만 배달 메뉴 가격이 평균 15%가량 올랐습니다.
다만 맘스터치 본사는 배달 메뉴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가맹점에 자제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현행 가맹거래법상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개별 가격 정책을 규제할 수 없다고 맘스터치는 설명했습니다.
맘스터치 일부 가맹점주는 지난해 7월부터 가맹본부에 이중가격제 도입을 요구해왔습니다.
맘스터치 가맹본부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했으나 장기적으로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본사 차원에서 도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치킨 브랜드 중 매출 기준 4위인 굽네치킨은 최근 서울과 경기 등 일부 가맹점이 배달 메뉴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가격이 1만 9천900원인 대표 메뉴 '고추 바사삭'은 일부 매장에서 2만 1천900원으로 오르는 등 배달 메뉴 가격이 1천∼3천 원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굽네도 본사 차원에서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상위 3위 안에 드는 치킨 브랜드도 이중가격제를 논의했지만, 업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가격 인상에 대한 여론 악화를 우려해 논의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배달 매출이 대부분인 치킨 브랜드가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것은 사실상 제품 가격 인상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집니다.
외식 업계의 이중가격제는 특히 지난해부터 확산하고 있습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등 주요 버거 브랜드 대부분이 이중가격제를 도입했습니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도 배달용 커피 가격을 500원가량 더 받습니다.
이중가격제는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 지난달 26일부터 중개 수수료를 9.8%에서 2.0∼7.8%(부가세 별도)로 내린 뒤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배민은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안에 따라 차등 수수료를 적용합니다.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를 각각 적용합니다.
쿠팡이츠도 배민과 같은 차등 수수료를 다음 달부터 도입할 계획입니다.
배달앱 업체들은 차등 수수료 도입으로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배민 측은 "상생 요금제 시행 첫날 업주 부담은 전 구간에서 줄어들었다"면서 "'수수료 인상'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던 상위 35%에서도 업주 부담이 늘어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