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치권이 트럼프 당선인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강하게 요구했던 내용은 빠진 채로, 예산안이 통과됐고, 자신의 며느리를 상원의원으로 앉히려던 트럼프 계획도 틀어졌습니다.
뉴욕 김범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예산이 끊겨서 정부가 폐쇄되기 직전, 미국 의회가 가까스로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팀 케인/민주당 상원의원 : 찬성 85표, 반대 11표로 60표 한계점을 넘었기 때문에 가결되었습니다.]
여야 합의로 마련한 예산안을 트럼프 당선인이 거부하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결과입니다.
예산안에 정부가 낼 수 있는 빚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이 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놨기 때문입니다.
집권하면 제한 없이 정부 돈을 쓰겠다는 의사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이 요구를 담아서 공화당이 낸 새 예산안이 하원에서 부결됐습니다.
여당 안에서만 반란표가 38표 나왔는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 이념에 어긋나는 요구였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칩 로이/공화당 하원의원 : 정부 예산 삭감 없이는 부채 한도 인상에 찬성할 수 없습니다.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결국 최종 예산안은 트럼프 당선인 요구가 배제된 채 통과됐습니다.
[척 슈머/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 공화당 지도부와 하원 동료들이 일론 머스크에게 당신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또 공석이 된 플로리다 주연방 상원의원 자리에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를 앉히려던 계획도 공화당 출신 주지사 론 드샌티스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좌절됐습니다.
당선인이 완벽하게 여당을 틀어쥐지 못한 모습이 노출된 건데, 취임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