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 해저케이블 절단 혐의를 받는 중국 선박 '이펑 3호'에 조사관들이 탑승했습니다.
로이터,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해저케이블 절단 사건이 발생한 이후 유럽 국가의 법 집행 관리와 외교관들은 중국과 비밀 협상을 진행해 왔습니다.
수 주간에 걸친 협상 끝에 중국 선박 '이펑 3호'에 대한 승선 조사에 합의했고 현지 시간 19일 오전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조사는 '이펑 3호'가 정박해 있는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 공해에서 진행됐습니다.
독일에서 9명, 스웨덴에서 6명, 핀란드 3명, 덴마크 1명의 조사관을 파견했고 중국에서도 19명이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스웨덴 경찰도 독립적인 수사를 할 수는 없지만 조사 관찰을 위해 선박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14일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을 출항한 '이펑 3호'는 17일 오후 9시쯤 스웨덴과 리투아니아 사이의 수역에서 갑자기 닻을 내린 채 항해했습니다.
이때 첫 해저 케이블이 닻에 걸리면서 끊어졌고, 다음 날 오전 3시쯤 독일과 핀란드 사이의 해저 케이블이 또 끊어졌습니다.
닻을 내리고 항해한 거리는 약 180㎞에 달합니다.
두 번째 케이블이 절단된 뒤에야 '이펑 3호'는 닻을 올렸는데 이후에도 지그재그 방향으로 항해했습니다.
'이펑 3호'가 180km를 항해하는 동안 선박의 항적을 기록하는 자동식별장치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유럽 관련국은 '이펑 3호'가 러시아 정보기관의 사주를 받고 고의로 해저 케이블을 훼손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해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저 케이블은 유럽 전역에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해저 케이블을 고의로 절단한 사건은 해저 인프라를 둘러싼 해양 정책과 보안 프로토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관련국가들이 해저 인프라 보호를 위해 감시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규제 조치 강화에 나설 거란 전망입니다.
(취재: 최고운 / 영상편집: 소지혜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