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지난 토요일을 기점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됐잖아요. 이번 주 우리 금융시장, 어떻게 좀 괜찮을까요?
<기자>
네, 앞으로 정국 진행 방향의 틀이 어느 정도 나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요.
계엄 사태 이후로 요동쳐 온 우리 금융시장이 좀 안정을 찾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특히 가장 걱정을 많이 샀던 게 환율이었죠.
바깥에서 우리나라 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믿지 않을 수 있다, 대외신인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환율이 계엄 사태 전에도 달러당 1천400원 안팎에서 움직이는 부담스러운 상태였지만, 계엄 사태 후에는 1천430원 선까지 성큼 올라 있는데요.
이번 주에는 되돌려지는 모습이 나올 거다, 다시 계엄 전 환율 수준으로는 돌아가기 시작할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증시는 이미 지난주 화요일부터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습니다.
한국증시가 싸지긴 너무 싸졌다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힘을 얻었죠.
우리 증시에 대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지수인 MSCI 한국 지수가 올해 고점에 비해서 26%나 떨어진 상태거든요.
그리고 지난주에 국회에서의 움직임이나 계엄 사태 관련한 수사 속도가 빨라지면서, 탄핵 가결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측면도 있었던 걸로 풀이됩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 더 내릴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도 넓게 봐서는 한국증시까지 돈이 좀 더 돌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거다,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된 우리 증시가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습니다.
<앵커>
네, 그래도 이게 어느 정도 해소가 된 거지, 완전히 안정된 건 아니잖아요. 특히 이 권한대행 체제로 움직이는 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될 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지금부터는 정책 공백을 얼마나 최소화하느냐, 이게 관건입니다.
어제(15일) 경제 관련 부처의 장관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요.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늘 해오던 것처럼 올해 안에 발표하겠다, 그리고 감액돼서 국회 통과된 내년 예산안도 새해 첫날부터 즉시 집행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추경을 비롯한 여러 숙제들이 기다리고 있지만요, 최대한 경제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 메시지대로 한국경제 운영이 흘러가지 못하는 모습이 나오게 되면, 계엄 전부터 이미 저성장 우려가 커져 있는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는 좀 더 장기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국내 상황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잃고 있다."
지난주에 미국의 한 세미나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백악관 무역 담당 보좌관이었던 인사가 내놓은 지적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를 지켜보는 외부 시선이 축약된 한마디입니다.
우리는 미·중 갈등이 고착된 교역 환경에서 중국에서 줄어들어 온 무역 흑자를 미국에서 보충해 왔는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이 미국에서 벌어가는 돈이 많으니까 그만큼 뭔가 미국에 더 내놔야 한다, 이런 얘기를 거듭해 왔죠.
통상 압박이 앞으로 다각도로 들어오게 된단 얘기입니다.
사실 지금이 딱 우리가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가 될 사람들과 접점을 잘 찾아두고요,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할 때거든요.
그런데 지금 한국 정부랑 얘기해 봤자 다 한시적인 거다, 이렇게 돼버리면 우리로서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나올 정책들의 지속성을 담보할 장치를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찾아내야 합니다.
<앵커>
네, 국제사회가 우리를 보는 시각도 계속 신경을 좀 써야겠죠.
<기자>
네, 마침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주말에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습니다.
'정치적 분열'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습니다.
프랑스도 우리 계엄 사태가 벌어졌던 그다음 날에 연립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됐는데요.
이 상태로는 프랑스가 나라빚을 줄이는 것 같은, 지금 프랑스에 필요한 조치를 못 할 것 같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프랑스도 연립 정부가 불신임이 될지 안 될지 모른다는 상태가 이어지던 때보다는 지지난주죠, 2주 전에 내각 불신임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은 해소된 상황이긴 했거든요.
한국에는 이런 불신의 시선이 나오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이 적극적이다, 빠르다 이런 신뢰를 외부에 줄 수 있는 조치들이 이번 주에 나와줘야 할 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