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4일 새벽 국회에서 계엄 해제가 의결된 직후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통화를 했던 예비역 장성을 저희가 인터뷰했습니다. 김 전 장관의 최측근 인사라서 김 전 장관이 평소에도 무슨 이야기를 했었는지, 자세히 들을 수 있었는데요.
김수영 기자의 단독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기자>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직후인 지난 4일 새벽 1시 반쯤, 예비역 장성 A 씨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A 씨는 김 전 장관이 계엄에 실패해 한숨을 쉬었고 허탈해하며 통화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예비역 장성 : 의결돼서, (계엄이) 끝나서 허탈해서 전화 한 거지. 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했느냐, 보수 궤멸로 이어질 건데 어쩌자고 이러셨냐 (말했어요).]
A 씨는 김 전 장관이 평소 자신이 탄핵될 것을 크게 우려했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 오른팔인 자신이 탄핵되면 결국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A 씨/예비역 장성 : 먼저 장관을 탄핵하고, 오른팔을 자르고 대통령을 탄핵하면 도대체 어떻게 이 난국을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잘못하면 촛불 뭐 이거 또 해 가지고 박근혜처럼 또 윤 대통령도 탄핵당할 것 같다.]
실제 장관 취임 뒤 민주당에서 우크라이나에 군을 파병할 경우 김 전 장관을 탄핵하겠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김병주/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10월 30일) : 참관단을 파견을 보낸다면 국방부장관 탄핵 등 다양한 법적 (조치) 강구를 하겠습니다.]
A 씨는 또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이전부터 부정선거 관련 이야기를 여러 차례 자신에게 했고, 제보를 받았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A 씨/예비역 장성 : 김 장관도 부정선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제보도 받고 그랬다고 하더라고. 부정 선거에 대해서도 V(대통령)하고 이제 상당한 공감대를 가진 것 같더라고. 얘기하는 거 보니까.]
다만, A 씨는 계엄 관련 이야기는 김 전 장관으로부터 사전에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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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전해 드린 김수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인터뷰한 예비역 장성은 어떤 사람?
[김수영 기자 : 저희가 인터뷰한 예비역 장성 A 씨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평소 국방 정책 등을 자문받는 외부 그룹 가운데 한 명입니다. 군 내부에서도 자신이 김용현 장관과 얼마나 친한지 되게 돈독하다 이런 사실들을 장성들은 웬만하면 다 알고 있다,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전화가 이루어진 게 새벽 1시 반쯤입니다. 이 시점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결의된 직후 한 30분도 지난 후인데 계엄이 공식 해제되기 전이라 상황이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는데 이때 김 전 장관이 직접 전화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김용현, 자신 탄핵을 정권 탄핵으로 판단?
[김수영 기자 : 앞서 전해 드린 A 씨의 발언들을 보면 김용현 전 장관은 국회에서 자신을 탄핵하려고 하는 것이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으로 이어질 거다, 이렇게 판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윤 대통령과 자신을 공동 운명체로 생각했다는 방증인데요. 예비역 장성 A 씨도 계엄 해제 의결이 나온 직후에도 윤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되게 강했다, 김 전 장관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굉장히 강하게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 전 장관에 대한 탄핵이 점점 옥죄어오자 이와 같은 사실들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식을 하고 김 전 장관이 상당한 좌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입니다.
Q. 대통령·장관, 부정 선거 음모론 공감대?
[김수영 기자 : 김 전 장관이 상당히 부정 선거 음모론에 대해서 계엄 사태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총선 이후 제기된 부정 선거 의혹 고발 사건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미 지난 8월에 검찰과 경찰 수사 결과 모두 무혐의로 종결 처리됐습니다. 이번 계엄 사태 당시의 계엄군은 국회에 더 많은 병력을 더 빨리 선관위에 보냈는데요. 그만큼 부정 선거 음모론에 김 전 장관과 대통령이 굉장히 깊이 빠져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A 씨의 증언대로 이러한 사실들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인데요. 오늘 보도한 내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서 김 전 장관 변호인 측에 연락을 했었는데 그 답변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