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셨듯이 대국민 담화이긴 했지만 형식도, 또 내용도 국민 눈높이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국민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라, 결국 국민의힘에게 탄핵부결을 호소한 거였단 평가도 나왔습니다.
이어서 임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2분 남짓, 500여 자에 불과했습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나흘 전 5분 40초 발표문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됩니다.
왜 계엄을 선포했는지에 대해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는 추상적인 설명만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습니다.]
나흘 전 야당의 입법독재를 비판하며 종북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강변했지만 이번엔 구체적인 이유나 배경은 밝히지 않은 겁니다.
'사과' 단어를 두 차례, '송구'는 한 차례 썼지만, 계엄 선포 자체가 잘못됐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계엄군을 투입했던 국회나 체포 대상에 포함됐던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사과도 없었습니다.
[윤태곤/시사평론가: 제일 아쉬운 것은 계속 당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다는 겁니다. 야당에 대해서 미안한 이야기, 국회의장과 국회에 대해 사과라든지 앞으로 같이 그 책임을 국회에 대해서도 지겠다는 이야기가 전혀 없는 점….]
대통령 임기를 포함해 정국 안정방안은 당에 일임하겠다면서도 국정운영에서 손을 떼겠다, 2선 후퇴하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언급도 없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습니다.]
[윤태곤/시사평론가: 이걸 2선 후퇴로 볼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정부의 수반은 대통령이죠. 이게 내가 안 하고 총리한테 맡긴다는 이런 부분이 없어요.]
대통령 담화는 아직까지도 위헌, 위법적 계엄 선포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편집: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