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다음주 시상식을 앞두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비상계엄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는데, 한 작가는 큰 충격을 받았다며, 무력했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스톡홀름에서 곽상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스톡홀름 현지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들을 소재로 글을 써왔던 한강 작가에게 최근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작가는 한국에 2024년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역사가 과거로 회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강/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그런 방식으로 통제를 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맨몸으로 장갑차를 막아서고 철수하는 군인들에게 잘가라고 소리치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진심과 용기를 느꼈다고도 말했습니다.
자신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둘러싼 유해도서 지정 논란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는데, 저자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엔 언어의 힘을 믿는다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강/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 강압적으로 그걸 눌러서 길을 막으려 한다고 해서 그게 잘되지 않는 속성이 언어에 있다고 생각이 돼요. 그런 언어의 힘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강 작가는 기자회견에 앞서 '작별하지 않는다'를 쓸 때 늘 함께 하던 자신의 찻잔을 노벨박물관에 기증하고 전통에 따라 박물관 의자에 서명을 남겼습니다.
한강 작가는 우리시간으로 내일(8일) 새벽 스웨덴 한림원에서 대중 강연에 나섭니다.
노벨상위원회는 1시간 가량 한국어로 진행되는 이 강연을 온라인 생중계합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