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는 철도 노조의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지하철이 늦어지고, 고속열차 일부가 운행 중지됐는데, 노사가 언제 협상을 다시 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박재연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출근길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승강장 안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전광판엔 열차운행이 지연된다는 안내 문구가 떠 있습니다.
열차가 지연되고 있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철도노조 파업 이틀째. 서울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등 일부 수도권전철 운행률이 평소 대비 75%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길어진 배차 간격에 출근길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습니다.
[송지훈/서울 구로구: 어제는 제가 좀 늦어 가지고 오늘 빨리 온 거예요. 어제 좀 늦었습니다. 지금 한 20분 정도까지 (빨리) 나온 것 같아요.]
[김연옥/서울 영등포구: 사람 말도 못해요. 너무 사람 껴 가지고 숨도 못 쉬겠더라고.]
KTX를 비롯한 열차는 오늘 240여 대가 운행 중지되면서 표가 취소된 승객들은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정철우/서울 도봉구: 일주일 전에 표를 끊었는데, 운행이 안 됐기 때문에 차를 바꾸러, 표를 바꾸러 왔어요. 불편했죠. 집에 멀리서 오니까.
특히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상시의 2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급한 화물 위주로 우선 수송이 이뤄졌습니다.
열차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오늘 아침 수인분당선 구룡역에서 정차 중인 열차에 전기공급 장애가 발생해 멈춰섰습니다.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6백 명이 후속 열차로 옮겨 타야 했습니다.
[수인분당선 승객: 신호 관계로 앞차가 움직이지 않아서 손님 여러분 다 내려달라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사람들 다 내렸고요.]
앞서 어제저녁에도 경의중앙선 회기역과 중랑역 사이 선로에 열차가 멈춰 섰습니다.
퇴근길 승객 1천여 명이 20분 동안 열차 안에 갇혔습니다.
[경의중앙선 승객: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숨이 안 쉬어졌고 정신도 혼미해지고. 임산부 한 분이 실신하려고 하셔서...]
승객 700명은 수동으로 열차 문을 열고 철로에 내려 다음 역까지 걸어갔습니다.
[승객: 내려서 중랑으로 가래요. 걸어가래요.]
승객 5명이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모두 23명이 치료를 받았습니다.
사고 여파로 지하철 20대와 바로 옆 선로를 사용하는 KTX 3대가 많게는 1시간 반 가까이 지연됐습니다.
코레일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사고는 파업과 연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철도노조와 코레일 측은 아직 협상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철도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도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이상학, 영상편집 : 윤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