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대통령이 계엄선포 명분으로 내건 '반국가세력 척결'은 이번에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닙니다.
윤 대통령의 머릿속에 이런 인식이 꾸준히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사태까지 불러온 것으로 보이는데, 안정식 기자가 윤 대통령의 과거 발언들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해 8·15 광복절 경축사.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국내에 반국가세력이 활개치고 있다고 말합니다.
[8·15 광복절 경축사 (지난해 8월 15일) :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언급은 이후에도 계속됐는데, 북한을 추종하며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이라는 인식이 윤 대통령의 머릿속에 확고히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지난 8월 29일) : (반국가세력은) 간첩 활동을 한다든지 또는 국가기밀을 유출한다든지 또는 북한 정권을 추종하면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아주 부정한다든지 하는 그런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고….]
문제는 윤 대통령이 국내의 정치적 반대 세력을 반국가세력과 동일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8·15 광복절 경축사 (지난해 8월 15일) :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습니다.]
이번 계엄선포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연이은 탄핵 추진과 예산안 일방처리를 비판하면서,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의 정치적 공세를 반국가세력의 공세와 동일시한 겁니다.
[비상계엄 선포 담화 (어제) : 저는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시키겠습니다.]
야당을 비롯한 정치적 반대세력을 타협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척결의 대상으로 바라본 윤 대통령의 인식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