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엄 사태가 일단락된 후 오늘(4일) 금융시장은 정상 개장했습니다. 하루 종일 크게 출렁이긴 했지만 우려했던 증시 폭락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은 일단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오전 9시, 정상 개장한 증시는 코스피, 코스닥 양 시장 모두 2%에 가까운 급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지수 2천450선으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이후 2% 안팎의 등락을 거듭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며 전날 대비 1.44% 내린 2464에 마감했습니다.
외국인이 4천1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지난달 말의 팔자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규모였습니다.
개인이 3천300억 원, 기관이 200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하단을 떠받쳤고, 특히 기관은 코스피 200 선물을 5천300억 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코스닥 시장도 개장 시점의 하락폭을 유지하며 장을 마쳤습니다.
새벽 한 때 달러당 1천442원까지 폭등했다가 아침에 1천418원에서 출발한 원달러환율도 출렁임을 거듭하다 오후 종가에서 1천410.1원까지 내려왔습니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오르며 장을 열었지만, 상승폭은 제한됐고 앞서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한때 상승세를 보이다 안정됐습니다.
국내 거래 상위 가상자산들도 새벽에 일제히 폭락세를 보이다 모두 상승 전환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을 훼손한 게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한 데다, 금융 통화 당국들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안정화에 나선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은 단기 유동성을 풀기 위해 비정례 RP 매입에 착수했고, 금융위원회도 10조 원 규모의 증안 펀드를 비롯한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가동될 수 있게 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기재부와 금융 통화당국 수장들은 긴급 거시경제 금융 현안 회의, 이른바 F4 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 측은 "비상계엄이 몇 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한 걸로 판단한다"면서, 간밤의 계엄 사태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