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 HBM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미국산은 물론이고 미국의 장비나 기술이 사용된 다른 나라의 제품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우리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무역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습니다.
먼저 워싱턴 남승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이 중국 수출 통제 품목에 올린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 HBM입니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 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입니다.
규격상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 제품이 통제 대상입니다.
[제이크 설리번/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난달 13일) : 우리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가장 민감한 기술을 보호하며, 중국이 이를 악용되거나 우리에게 적대적으로 사용하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적용해 미국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된 다른 나라 제품도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현재 전 세계 HBM 시장의 90% 이상을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는데 영향이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반도체 제조장비 24종과 소프트웨어 3종, 중국군 현대화 관련된 140개 기업도 통제대상에 추가됐습니다.
중국의 군사용 첨단 AI 개발과 자체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막는 게 목적이라고 상무부는 설명했습니다.
반도체 장비와 부품 수출 규제에서 네덜란드와 일본 등 33개국은 면제 대상에 올랐지만 한국은 빠졌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국 정부가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에 동참하지 않은 데 따른 겁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통제가 강압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린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이러한 (수출통제) 방법은 국제 경제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전 세계 생산 공급망 안정도 교란시킵니다.]
수출 통제에 대응해 반도체 제조 핵심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대미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정권 이양기를 맞아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