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집단 '잠적'…제주 온 베트남인 38명 어디 갔나?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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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증(무비자)으로 제주를 찾았던 베트남 단체 관광객 중 38명이 집단으로 잠적했습니다.

이들의 행방이 17일째 묘연해 당국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무비자 입국 제도'의 허점이 또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14일, 베트남 관광객 80여 명을 태운 비엣젯항공 전세기가 베트남 나트랑에서 제주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사흘 뒤인 17일 베트남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여행 마지막 날 38명이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귀국 항공편을 타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관광지에서 돌연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38명의 행방은 17일째인 오늘(3일)도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이 무사증 입국 제도를 통해 제주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은 30일로, 오는 14일부터는 불법체류자 신분이 됩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불법체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폐쇄회로(CC)TV 확인 등을 통해 이들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며 "오는 14일이 되면 제주 무사증 이탈자 검거반을 편성해 본격적인 검거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여파로 오는 25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예정돼 있던 비엣젯항공 전세기 운항 6건은 모두 취소됐습니다.

사태의 파장이 여행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겁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베트남 전세기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타격을 우려해서인지 베트남 단체 관광객들을 맡은 여행사에서는 제주관광공사에 14일 안에 제출해야 하는 결과 보고서를 내지 않았습니. 잠적 사실을 쉬쉬한 겁니다.

하지만, 제주 여행업계에 소문이 났고 제주 관광공사가 확인에 나서 집단 잠적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제주에서 외국인 여행객이 집단 잠적한 건 지난 2022년 몽골 관광객 10여 명 잠적 사건 이후 2년 만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근거한 제주 무사증 입국 제도는 외국인이 제주 지역에 한해 비자 없이 입국해 최장 30일간 머무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제도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2002년부터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불법체류의 통로로 악용되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잠적한 외국인 단체 관광갤들이 몰래 육지로 빠져나가다 출입국 당국에 적발되는 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단속망에 걸리지 않고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불법체류자도 많습니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제주도의 누적 불법체류 인원은 1만 1191명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