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문을 여는 법' 속 한 장면
배우 김남길이 제작한 영화 '문을 여는 법'이 최근 극장가에 부는 일명 '스낵 무비' 열풍에 합류합니다.
숏폼 형태의 이러한 영화들이 코로나19 이후 긴 불황을 겪고 있는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콘텐츠가 될지 주목됩니다.
김남길의 소속사 길스토리이엔티는 오는 20일 김남길이 KB국민은행과 공동 제작한 '문을 여는 법'을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지완·허지예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보육원을 나와 생애 첫 자취방을 구한 자립 준비 청년 하늘이 하루아침에 감쪽같이 집이 사라지면서 겪는 일을 그립니다.
채서은, 심소영, 노이진이 주연을 맡고 김남길과 고규필이 특별출연했습니다.
이 영화의 상영시간은 31분으로 티켓 가격 3천 원에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일반 영화보다 러닝타임이 짧고 티켓 가격이 저렴한 '스낵 무비'의 일종입니다.
앞서 6월 CGV가 손석구가 제작하고 주연한 13분짜리 영화 '밤낚시'를 1천 원에 상영한 이후 비슷한 형식의 작품이 앞다퉈 극장에 걸리고 있습니다.
'스낵 무비'는 손석구가 '스낵 컬처'에 착안해 만든 용어로, 과자를 먹듯 짧은 시간에 영화 한 편을 즐긴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롯데시네마는 44분 길이의 공포 영화 '4분 44초'를 4천 원에, CGV는 8분짜리 애니메이션 '집이 없어-악연의 시작'을 1천 원에 상영했습니다.
일반 영화보다 티켓 가격이 저렴한 스낵 무비는 관객 수에 비해 매출액은 적어 극장의 전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편입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밤낚시'는 5천여만 원, '4분 44초'는 1억 6천여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도 영화계에서 스낵 무비를 잇달아 선보이는 것은 관객의 '극장 유입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시간과 가격 면에서 부담이 적은 작품을 또 다른 선택지로 제시함으로써, 영화라는 콘텐츠와 영화관이라는 공간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겠다는 의도입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를 보러 가는 행위는 하나의 '습관'인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극장으로 향하는 발길이 뜸해졌다"며 "스낵 무비는 관객이 부담 없이 영화 한 편을 보게 해 이런 습관을 다시 살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습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 역시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관객에게 극장만이 가지는 몰입감을 선사해 오프라인으로 영화를 보는 게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환기해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CGV 제공, 길스토리이엔티, 문화예술NGO 길스토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