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시료를 미량으로 잘라 단백질 분해효소에 넣습니다.
섭씨 50도 이상 온도로 서서히 녹인 뒤 증폭 과정을 거치면 DNA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도축 시료와 동일한 한우가 맞는지 판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바로 쇠고기 DNA 동일성 검사입니다.
대구보건환경연구원에서 매년 50건 정도 실시하고 있는데 담당 인력이 1명뿐입니다.
그렇다 보니 지자체에서 마음 놓고 단속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김정섭/대구시 경제국장 : 검사 여력을 저희도 감안을 해서 가능하면 그쪽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은 DNA 동일성 검사 장비가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단속을 해도 경남지원으로 시료를 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세종시에 있는 축산물품질평가원도 고작 인력 9명이 한해 5만 건이 넘는 검사를 맡고 있습니다.
공휴일 없이 하루 평균 136건의 검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사정이 이렇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근본적인 대책 없이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DNA가 불일치할 경우 소비자가 구매한 가짜 고기가 어디서 온 어떤 고기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서영석/전국한우협회 정책국장 :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도축할 때마다 샘플을 채취만 해놓고 있는데 채취해서 분석해서 분석한 데이터를 계속 쌓아놓으면 나중에 대조하면 어떤 걸로 속였는지 알 수가 있는데.]
가짜 한우로 소비자뿐 아니라 선량한 한우 판매업자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국회가 법안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이병진/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업체들이 취한 이득에 비해서는 벌금이 터무니없이 적습니다. 그래서 5백만 원 이하 과태료 부분을 1천만 원 이하로, 또 벌금도 올리고. 그다음에 1년 이하의 징역, 이 정도로 강화시킬 필요가.]
가짜 한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나오는 '반짝 단속'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한우 유통 체계와 축산물 이력제를 근본적으로 수술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 : 안상혁 TBC, 영상취재 : 김도윤 TBC, 화면제공 : 축산물품질평가원,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