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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뒤엎고 단 30분 만에 급반전…"파봤더니 '험한 것' 나왔다" [스프]

[주즐레] 예능 프로그램 일반인 출연자 신상 캐기

강경윤 주즐레 썸네일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SBS 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지난달 30일, SBS PLUS·ENA '나는 솔로' 23기에 범상치 않은 출연자가 등장했다. '짝을 찾겠다'는 유일하고 뚜렷한 목적의식 아래 자신의 이름과 나이, 직업 등을 감춘 채 솔로나라라는 낯선 환경에 몸을 던진 출연자들. 그 가운데서 유독, 즐비한 카메라들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그런 이목을 즐기는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여성 출연자가 있었다.

'이번 기수에서 가장 화제성 높은 출연자가 나타났다'는 직감은 어긋나지 않았다. 거기에서 끝났으면 분명 이 출연자는 '나는 솔로'가 방영되는 내내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을 것이고, 종영 이후에는 SNS에서 '23기 ○○'라는 닉네임으로 맹렬히 활동했을 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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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예상은 방송 단 30분 만에 깨졌다. '나는 솔로' 23기 첫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어, 나 저 사람 몇 년 전 뉴스 사회면에서 봤는데'라는 의미심장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과하게 발랄한 이 여성은 누구인가?'에 대한 호기심은 집단지성(?)으로 발전해 전방위적으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시작은 과거 이 여성이 형사 사건에 휘말렸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뉴스 영상이었다. 이후 고구마 줄기를 캐내듯 누리꾼들은, 온라인 정보 세상 아래에 파묻혀 있던 이 여성의 과거 이력들을 속속 퍼 올렸다. 이 여성은 "형법상 죄를 저질러서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한번 불붙은 출연자의 과거 이력 찾기는 끝이 나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또 있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신드롬급 인기를 끈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독특한 이름과 패션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식 요리사 유비빔이었다. 20여 년을 한식, 그것도 비빔 요리에 올인해 왔다는 유비빔의 서사는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같은 반응을 반영하듯, 핫한 화제성을 가진 이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 tvN '유퀴즈 온더블록'에 유비빔이 곧 출연한다는 소식이 앞다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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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리꾼들은 유비빔이 숨기고자 했던 과거 이력을 단 며칠 만에 퍼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유비빔이 무려 20년 가까이 식당을 불법 영업을 하다가 식품위생법, 건축법을 수차례 위반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결국 유비빔은 지난 1일 "2003년부터 허가가 나지 않은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구속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깊이 반성했고, 이후 1년간 가게를 폐업했다"고 인정했다. 삽시간에 부정적 여론이 퍼지자 '유퀴즈 온더블록' 제작진은 유비빔 편 방영을 취소했다. 승승장구가 예견됐던 방송가 잰걸음 역시 멈췄다.

이처럼 최근 방송가에서 뚜렷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비연예인 출연자의 과거 이력 끌어올리기다. 네티즌들은 이같은 과정을 '파묘'라고 한다. '파묘'는 무덤을 파헤치고 시체를 꺼낸다는 뜻이지만 최근 연예계에서는 예능 프로그램들에 출연하는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과거를 찾아내 끌어올린 걸 의미한다. 파봤더니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험한 것'이 나오기도 하고, 달리 파봤더니 상상해 본 것보다 좋은 것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게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최근 예능가에서는 참신함을 곁들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제작진이 비연예인들을 섭외하는 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비교적 개성 있는 활동을 하는 이들은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출연 제안을 받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매번 새로운 얼굴을 갈급해 하는 방송가의 요구와 함께, 비연예인 출연자에 대한 대중들의 과거 이력 찾기와 검증의 리스크는 늘 따라다니는 셈이다.

원론적인 궁금증이 든다. 대체 왜 시청자들은 방송 출연자에 대한 '파묘' 공력을 들이는 것일까. '공공재인 미디어에 문제 있는 출연자가 얼굴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명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집요한 '파묘'의 수고로움 이면에는 특별한 명분보다는 방송에서 이어진 관심을 재료 삼아 또 다른 '재미'를 발굴한다는 이유도 분명히 존재한다.

어떤 이유에서 시작이 되었든 비연예인 출연자의 알려지지 않은 과거 이력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에게는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이같은 불안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 '나는 솔로' 등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출연자 최종 선택 전에 각종 범죄 이력부터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불미스러운 과거 행위까지 사전에 걸러내기 위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때때로 예비 출연자들에게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자료들도 요구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사례처럼 제작진이 사전에 출연자의 과거 이력을 100% 확인하긴 쉽지 않다.

용인되기 어려울 정도의 과거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방송에 출연하려는 심리도 아이러니하다. 쉽게 생각해 봐도 본인이 가진 잠재적 위험 요소가 뭔지는 스스로 가장 잘 알 수밖에 없을 텐데 대체 왜 이러한 험악한 검증의 잣대에 자청에서 오르려고 하는지 그 역시도 의문이다.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유비빔 역시 논란이 불거지자 "일반인이었던 제가 갑작스럽게 이목이 쏠리는 상황에서 저와 아내는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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